<전기차>는 친환경적이 아니다.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3월 30일 시행됨에 <저속 전기자동차>가 4월 14일부터 서울 시내 일반 도로를 달리게 될 것이라지만, 전기차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전국의 골프장에서 운행 중이다.
<전기차는 친환경 자동차>이므로, ‘저탄소 녹색성장’이란 국가적 비전의 실현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석유 소비에서 배출되는 총 이산화탄소의 3분의 1이 자동차에서 배출되므로, 전기차를 보급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그만큼 줄 것이라고 <선전>한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감축을 위해 정부와 기업은 전기차 상용화를 촉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있다.
정말인가? 전기차는 과연 친환경적인가?
전기차 운행 중에는 이산화탄소를 발생하지 않으므로 <친환경적>인 것처럼 착각하지만, 그 전기는 무엇으로 만드나? 우리 발전량의 36% 정도가 원자력이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화력발전으로 생산한다. 화력발전소에서는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화력발전소 굴뚝에서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다량 배출된다. 전기의 전과정을 평가하면, 화력발전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차는, 가솔린이나 디젤 자동차보다 오히려 환경을 더 오염시킨다는 결론이 나온다.
게다가 전기차는 일반 자동차에 비해 가격이 엄청 비싸다.
일반적으로 가장 경제적인 것이 가장 친환경적이다. 값이 비싸면 그만큼 친환경적이 아니다. 전기차의 값이 비싼 근본 이유는 전기 저장장치인 전지 때문이다.
전지 기술은 다른 기술에 비해 발전이 아주 더디다.
반도체 성능은 5년에 10배, 10년에 100배 수준으로 향상되지만, 전지 성능은 40년에 고작 3배 정도가 향상되었을 뿐이다. 납축전지에서 니켈-카드뮴전지를 거쳐 니켈-수소전지에 이어, 현재 리튬이온전지 단계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성능에 비해 값이 너무 비싸다.
전기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에 비해 경쟁력이 아주 뒤떨어진다.
한국에서는 가솔린용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개발되지 않아서, 전기차 보급부터 정책적으로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골프장 이외에서는, 전기차는 경쟁력이 전혀 없다. 주행속도도 너무 느리고, 주행거리도 아주 짧기 때문이다. 전지 전기만으로 200~300 킬로미터를 주행하려면, 고가의 전지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보다 몇 배나 많이 탑재해야 한다. 이 때문에 가격도 엄청 비싸지고, 차체가 무거워지므로 전기 효율도 크게 저하된다.
가솔린엔진이 주역을 하고 전지가 보조역을 하는 일반 하이브리드차와 달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전지가 주역을 하고 가솔린이 보조역을 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도처에 충전시설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 전기차보다는, 일반 가정에서 쉽게 충전하면서도, 장거리를 고속으로 운행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훨씬 실용적이다.
억지로 전기차 보급을 서두르면, 전기차 생산업자는 돈을 벌지 모르지만, 총괄적으로는 친환경적이 아니면서도, 국민의 혈세만 낭비하게 될 것이다. 전기자 보급을 서두르기보다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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