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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구사일생한 물고기 왈 “흙탕물에 뒈질 뻔 했슈”

등록 2010-03-26 16:12수정 2010-03-26 16:43

[사대강 뉴-스]
정부는 4대강사업 공사와는 무관하다고 오리발
사대강사업 관련 소식을 종합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첫번째 뉴스.
4대강사업 공사 현장에서 떼죽음에 내몰린 물고기 수백~수천마리를 현장의 건설 근로자들이 구출해낸 ‘아름다운’ 사연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충남 공주시 금강보 건설 현장에서, 웅덩이에 갇혀있는 물고기들을 근로자들이 일일이 손그물로 잡아 금강 본류에 풀어줬다고 <백제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일부 근로자들은 포크레인으로 물길을 틔워, 물고기들의 살 길을 열어주기도 했습니다.

구출된 물고기 한 마리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원래는유, 지가유, 금강에서 헤엄을 치고 있었는데유, 비가 엄청 와가지구유, 강물이 강둑을 넘어버렸슈. 강물 따라 그냥 헤엄쳤을 뿐인데, 물 빠지고 났더니 이게 강이 아니더라구유. 완전히 흙탕물 구덩인디, 지 아가미에 흙이라도 들어갔으면 뒈질 뻔 했슈.”

결국 금강보 공사가 시작된 뒤, 사람과 장비가 오가면서 여기저기 웅덩이가 생겼는데, 비가 내리자 강물이 불어서 물이 찼다가, 물이 빠지자 물구덩이가 된 것입니다. 구덩이 이곳저곳에 갇힌 물고기가 수천마리 가량은 됐을 것이라고 <백제신문>은 전했습니다.

이번에 물고기들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금강살리기 공사현장에서는, 지난 1월 붕어와 잉어 등 물고기 수천마리가 실제로 집단폐사한 적도 있었습니다. 당시 지역 환경단체들이 4대강사업 공사가 원인이라고 지적하자, 정부는 4대강사업 공사와는 무관하며 다른 공사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음 뉴스.

농경지를 갖고 있을 뿐 실제 농사를 짓지 않는 토지소유자들과 마을 이장이 짜고 허위 서류를 제출해 보상금을 타낸 일이 드러나, 최근 잇따르고 있는 4대강 사업 관련 사기사건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경찰은 21일 경남 김해의 한 마을이장 조아무개씨의 구속영장(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을 신청하고, 보상금을 나눠가진 외지인 김아무개씨등 19명을 불구속입건했습니다.

조 이장은 부산,창원,울산 등 도시지역에 사는 땅주인들과 잔머리를 굴리며 허위로 영농 사실 확인서를 작성해 모두 약 3억2000만원의 보상금을 챙기도록 해줬다고 합니다. 땅 주인이 제안하기도 하고, 조 이장이 먼저 나서서 제안하기도 했는데, 그 대가로 조 이장은 전체 보상금의 5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60만원‘만’ 챙겼다고 합니다.

4대강사업과 관련한 김해 지역의 보상은 현재 95% 가량이 진행됐으며, 경찰은 보상금 부정 수령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공무원 개입 여부도 수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뉴스를 마칩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4대강 지식검색’ 침수

浸/沈(침) 잠기다 (3급) 水(수) 물 (8급)

1. 물에 잠김.

2. 지반이 내려앉거나 해수면이 높아져 육지가 바닷물 속으로 가라앉는 일.

물이 흐르고 있는 땅에서, 지반이 내려앉거나 수위가 높아지면 주변 땅은 물속으로 잠겨요. 이걸 침수라고 불러요. 4대강사업 한다고 땅이 꺼지지는 않아요. 걱정되는 건 수위가 높아지는 거에요.

평소 땅속에는 지하수가 스며들어있어요. 눈에 보이진 않지만, 토양층의 빈 공간은 모두 물이 꽉 채우고 있는 셈이에요. 지하수의 수위는 주변 하천과 엇비슷해요. 물이 땅속 모래·자갈·진흙 사이로 빠져나가서 강으로 스며들기 때문이에요.

하천의 수위가 높아지면, 반대로 강쪽에서 주변 토양층으로 물이 빠져나가요. 지하수위가 올라가고 강둑 너머 농경지나 주택지 피해가 우려돼요. 호수처럼 물에 푹 잠기진 않더라도, 땅이 습지화되면 농사는 못 짓겠죠. 4대강사업의 핵심은 강줄기 곳곳에 보를 쌓아 물을 막는 공사에요. 물을 막으면 수위가 올라가고, 주변 지역 침수 피해는 필연적이에요.

영산강에 짓고 있는 승촌보와 죽산보 일대에 자그마치 9.61평방킬로미터가 잠길 수 있다는 분석이 최근 나왔어요. 여의도의 세배, 축구장의 1350배쯤 되는 어마어마한 규모에요. 지난해 정부 보고서에는 “보 설치에 따른 지하수위 상승 영향은 미미하다”라고 나와요.

정부 분석이 맞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낙동강 함안보 논란을 보면 신뢰가 가지 않아요. 현재 함안보의 관리수위는 원래 계획보다 3분의1만큼 낮춰진 상태에요. 막대한 침수 위험 지적이 나오자 처음엔 “계산 잘못”이라며 깎아내리더니, 결국 뒤늦게 조정한 거에요.

그렇다고 함안보 침수 피해 논란이 끝난 것도 아니에요. 피해 예상 면적에 대한 분석이 5배나 차이나는데, 공사는 이미 시작했어요.

며칠 전 우리 정부가 100년만에 땅 면적을 제대로 측정하려는 ‘지적 재조사’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어쩌면 이런 조사는 4대강사업 이후로 미뤄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침수 피해가 너무 심해서 땅 면적을 다시 재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김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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