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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한독립의 꿈, 통일 밀알되길…

등록 2010-03-26 20:09수정 2010-03-27 16:38

손잡은 남북 종교인 안중근 의사 순국 100년을 맞아 안 의사를 추모하는 남북 종교인들이 손을 맞잡았다. 안 의사가 죽음을 맞이한 중국 뤼순감옥에서 26일 오전 열린 남북 공동 추모행사에 참가한 함세웅 신부(오른쪽·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와 장재언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이 안 의사 흉상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다롄/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손잡은 남북 종교인 안중근 의사 순국 100년을 맞아 안 의사를 추모하는 남북 종교인들이 손을 맞잡았다. 안 의사가 죽음을 맞이한 중국 뤼순감옥에서 26일 오전 열린 남북 공동 추모행사에 참가한 함세웅 신부(오른쪽·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와 장재언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이 안 의사 흉상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다롄/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안중근 의사 순국100년…뤼순서 남북 공동추모식
남북 후손·종교인 뤼순 감옥에 모여
“안의사 뜻 이어받아 민족 화합 이루자”
‘우리의 소원’ 합창
“저희는 오늘 안 의사를 가슴에 모시겠습니다. 남북 8000만 겨레의 가슴이 모두 안 의사의 묘소입니다.”

안중근 의사가 일제의 형장에서 죽음을 맞이한 지 꼭 100년이 흐른 26일, 뤼순감옥이 위치한 중국 다롄의 한 호텔에서 추모 미사가 거행되는 동안 남과 북의 후손들은 잠시 갈등을 잊었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 신부)와 북한의 조선종교인협의회의 오랜 준비 끝에, 처음으로 남북이 함께 마련한 추모 행사다.

함세웅 신부 등 사제들은 안 의사를 순교자로 기리는 뜻에서 붉은 사제복을 입고 제대에는 붉은 초를 켰다. 안 의사가 형장으로 향하던 마지막 순간 두 동생과 어머니, 부인에게 남긴 유언이 낭독됐다. “나는 천국에 가서도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쓸 것이다.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함세웅 신부는 강론에서 “안 의사의 유해는 찾지 못했지만 남북 8000만 겨레가 그의 정신과 뜻을 되새기고, 안 의사처럼 살아가는 것, 제2의 안중근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찢긴 남북의 일치와 화합을 위해” 기도했다. 북한의 장재언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은 “한세기 전 안중근 의사는 침략자 일제에 빼앗긴 내 나라를 되찾고 자주독립, 번영하는 조국을 건설하기 위해 소중한 자기 목숨을 초개처럼 버렸다”며 “남과 북이 안 의사를 공동으로 추모하는 것처럼 사상과 이념을 초월해 자주통일을 향해 적극 떨쳐 일어서자”고 말했다.

남북 순례단은 이어 안 의사가 순국한 뤼순감옥으로 향했다. 100년 전 그의 최후의 날엔 온종일 비가 내렸지만 이날은 더없이 화창한 날씨가 일행을 맞았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추모단(위원장 박진 의원)의 추모식과 뤼순 안중근연구회·다롄성당의 기념행사 등도 열려 뤼순감옥은 추도의 발길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뤼순감옥 내 항일열사기념관 안중근 의사 동상 앞에, 정성스레 한복을 차려입은 한 할머니가 한국에서부터 소중히 안고 온 꽃 화분을 바쳤다. 신동숙(81)씨, 통일운동을 하다 1975년 인혁당 사건으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도예종 선생의 아내다. 그는 “독립을 위해 순국한 안 의사와 통일을 염원하다 목숨을 잃은 남편의 뜻은 같다고 생각한다”며 “안 의사의 뜻을 이어받아 우리 민족이 마음을 하나로 해서 나가기를 바라며 꽃을 바친다. 돌아가신 남편도 꼭 함께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순례단의 일원으로 아들 석형(12), 딸 아영(8)을 데리고 온 양유경(46)씨는 “아이들에게 안 의사의 정신과 역사를 알려주고 싶어 데려왔다”고 했다.

안 의사가 순국한 사형집행장 터에 마련된 기념관엔 남북이 함께 부르는 ‘우리의 소원’이 흘렀다. 북한의 장재언 회장은 “전에도 여러번 와봤지만 오늘은 많이 다릅니다. 남북이 함께하니까”라고 말했다. 조심스런 한마디, 하지만 남북은 이날 안 의사의 정신 안에서 하나가 됐다.

한편, 남과 북은 황해도에 있는 안 의사 관련 유적들을 복원하고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올해 10월 평양에서 남북 공동학술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추진할 예정이다.


뤼순(다롄)/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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