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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권희로씨 빈소 온종일 ‘차분하고 조촐’

등록 2010-03-26 20:16

권씨 유족 “환대해줘서 고맙습니다”

재일교포 차별에 항의하며 일본에서 야쿠자를 총기로 살해한 뒤 무기수로 복역하다 영주 귀국한 권희로(權禧老)씨가 11년만에 지병으로 숨진 26일.

권씨의 빈소가 차려진 부산 동래구 봉생병원 장례식장은 하루 종일 조촐하고 차분한 모습이었다.

일본에서 복역중이던 권씨를 귀국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후견인을 자처했던 삼중스님과 권씨의 한국 친척, 스님을 통해 권씨의 아픈 과거를 알고 남모르게 도움을 주던 몇몇 분들만이 빈소를 지켰다.

한때 일본과 한국에서 재일교포 차별에 항거한 상징적인 인물로 유명세를 떨쳤던 권씨의 과거가 무색할 정도로 조문객은 눈에 띄게 적었다.

빈소 입구에 놓인 9개의 화환 역시 재외동포재단에서 보내온 것을 제외하면 권씨가 일본과 한국에서 만난 지인들이 보낸 화환이 대부분이었다.


권씨의 후견인이었던 삼중스님은 "권씨는 한때 일본의 재일동포 차별에 항거한 영웅이었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치정사건에 연루된 이후 그 명성은 산산조각 나 버렸다"고 말했다.

또 그는 "권씨가 분명 잘못한 것은 맞지만 그 이면엔 일본에서 태어나 82년의 삶 동안 50년 이상을 감옥에서 보내고 한글과 한국의 문화를 전혀 몰랐던 권씨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주변에서 권씨를 도왔던 지인들은 "권씨가 가석방될 때 일본 정부는 무기형을 살거나 일본을 떠나는 조건으로 한국행을 선택하라고 강요했다"며 "일본에 남고 싶어한 권씨를 일본 정부는 야멸차게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께는 권씨 별세 소식을 듣고 일본에서 항공편으로 건너온 권씨의 여동생 기요모토 나츠코(76)씨와 조카사위인 야마자키 나오시(64)씨도 빈소를 찾아 권씨의 영정 앞에 고개를 숙였다.

나츠코 씨는 "오빠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지만 이렇게 환대해주시니 너무 감사하다"며 "부디 오빠가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씨의 장례식은 3일장으로 치러지며 28일 오전 8시30분 발인, 금정구 영락공원에서 화장한 뒤 일단 연제구 거제동 자비사에 안치될 예정이다.

김선호 기자 wink@yna.co.kr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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