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한-중-일 ‘동양평화포럼’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와 국립대구박물관이 26일 오후 국립대구박물관 강당에서 ‘안중근 동양평화론 100년과 동아시아의 오늘’이라는 주제로 동양평화포럼을 열었다. 한국과 중국, 일본 학자들이 안중근과 동양평화론에 대해 주제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송청유 중국 베이징대 교수(중국근대사)는 첫번째 발표자로 나서 ‘중국인의 눈으로 본 안중근 의사의 순국과 동양평화론’을 주제로 근대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중국에서의 안중근 의사 추모와 회고 열기, 연구성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소개했다. 송 교수는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이 중국 개혁개방 후에도 동북지역간 협력과 경제개발의 시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학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이뤄지는 동양평화론에 대한 연구가 “세부연구 분석이 부족한 범론이 지배적인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동북아의 지역협력은 여러요인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며, 오히려 세계 다른 지역의 협력에 뒤처진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때 동양평화론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동북아의 평화로운 발전을 통해 세계 각국과 호혜와 상생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호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회장은 안 의사의 동양평화운동을 국채보상운동과 엮어 재조명 했다. 김 회장은 안 의사가 동양평화회의를 구상한 것을 놓고 “국채보상운동에 뛰어들면서 절감했던 일본 경제의 벽을 개발의 디딤돌로 삼으려고 공동화폐와 공동은행 설립을 구상했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어 그는 안 의사가 동양평화회의 본부를 중·일·러 등 제국 사이에 분쟁의 핵이었던 중국 뤼순에 두자고 한 것은 “분쟁의 핵을 평화의 핵으로 만들려는 구상이었다”고 소개했다. 김 회장은 주제발표를 맺으면서 “안중근이 서유럽공동체의 아버지인 장 모네와 같은 ‘동아시아의 장 모네’로 재평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서양사)는 한국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려는 일본 사회의 움직임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일본 공영방송인 엔에이치케이(NHK)가 고대부터 한일관계를 검토하여 진지하게 재평가한 특별 프로그램을 시리즈로 내보내고, 청일전쟁을 포함해 19세기말까지를 다룬 시바 료타로의 장편소설 <언덕 위의 구름>을 드라마로 만들어 방영한 것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와다 교수는 “(일본 사회의)이런 노력으로 일본 국민이 시바의 드라마를 새로운 눈으로 보고 일본과 한국의 역사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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