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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돈은 없어도 수학여행은 가야지

등록 2005-06-10 19:48

50대 직장인 박봉 털어 초등생들 경비지원 “밝게 자라라”

박봉의 급여를 받는 50대 직장인이 가정 형편이 어려워 수학여행을 가지 못할 형편에 놓인 초등학교 후배들의 수학여행비 전액을 냈다.

1960년대 초 울산 북구 효문초등학교를 졸업한 김훈조(57)씨는 얼마 전 올해 수학여행을 떠날 예정인 이 학교 4~6학년 44명의 수학여행 경비 300만원을 학교 쪽에 전달했다.

1950년대 초반 문을 연 이 학교는 1970년대 공단 개발과 함께 학생수가 크게 늘었다가 공단 안 주택이 개발제한구역으로 장기간 묶이면서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마구 떠나 현재 전교생이 84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이 학교 6학년들은 학생수가 너무 적어 따로 버스를 빌려 수학여행을 떠날 형편이 되지 못했다. 이에 학교 쪽은 몇 년 전부터 4~6학년들을 한 데 묶어 2년마다 수학여행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침체 등으로 학생들이 여행경비를 낼 형편이 되지 못했다. 이에 학교 쪽은 올해 수학여행을 취소할 것을 검토했다.

실제로 이 학교 학생들의 부모들은 대부분 영세한 중소업체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로 자녀들의 현장학습, 수련활동 등 각종 교육활동에 필요한 경비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딱한 소식을 접한 이 학교 동창회장 김씨는 박봉인 자신의 급여만으론 300만원의 여행경비를 마련하기 어려워 자신이 다니는 부동산컨설팅 회사 사장한테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부동산컨설팅 회사 사장은 성금을 보탰다.

이들의 도움으로 이 학교 학생들은 오는 9월 독립기념관과 용인에버랜드, 민속촌, 아산 현충사 등지로 1박2일 동안 수학여행을 갈 예정이다.

김씨는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가지 못한다는 얘기를 듣고 어릴 적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추 잎을 팔아 수학여행을 다녀온 기억이 떠올랐다”며 “아이들이 주눅 들지 않고 밝게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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