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백혈병 환자 9명째 사망…4개월 지나 알려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숨진 박지연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추가 발병자와 사망자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퇴직한 뒤 백혈병 진단을 받은 김경미씨가 지난해 11월24일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999년 4월 삼성전자에 입사해 2004년 12월까지 근무하다 퇴사한 김씨는 2008년 4월 급성골수성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반올림 쪽과 접촉하다 연락이 끊겼는데, 지난 31일 밤 박지연씨가 숨졌다는 소식을 들은 김씨의 남편이 사망 사실을 알려왔다고 반올림 쪽이 전했다. 이로써 삼성전자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으로 숨진 이는 모두 9명으로 집계됐다. 또 반올림은 이날, 2004년 1월 삼성전자 온양공장에 입사해 일하던 조진희씨도 2005년 10월 림프종이 발병해 투병중인 사실을 새롭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씨는 숨진 박씨가 하던 엑스선을 이용한 품질검사 바로 전 단계 공정에서 일을 해, 박씨의 발병과 연관성이 클 것이라고 반올림 쪽은 해석했다. 박씨는 살아 있을 당시 아무런 보호장비도 없이 엑스레이 발생장치를 끄지 않은 채 기계를 열어 계속 엑스선에 노출됐다고 증언한 바 있다.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조씨 말고도 또다른 이가 박씨보다 1년 이상 먼저 백혈병이 발병해 현재 투병하고 있다는 제보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온양공장에서 일한 이들 가운데 눈에 암이 걸린 남성과 발가락 기형인 아이를 출산한 여성, 30대 나이에 완전 탈모가 된 여성 등 피해 제보가 잇따르고 있어 확인중이라고 반올림은 밝혔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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