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54) 한살림 회장
김민경 한살림 새 회장
아줌마 조합원이 회장이 됐다. 한살림 김민경(54·사진) 회장은 1990년 조합원으로 한살림과 인연을 맺은 지 20년째인 올해 회장으로 선출됐다. 한살림은 국내 최초로 유기농산물 도농직거래운동을 시작한 농업 관련 민간단체다. 김 회장의 취임 일성은 “지역 살림”이다. “한살림의 모토는 밥상 살림, 농업 살림, 세상 살림입니다. 밥상과 농업을 살리는 운동이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린 만큼 지역살림을 통해 세상에 살리는 일에 나설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20년전 조합원으로 발디뎌
“여성이 품앗이육아 등 시도” 1986년 서울 제기동의 작은 가게에서 시작한 한살림은 이제 농업 관련 민간단체 가운데 최대 규모의 조직으로 성장했다. 현재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전국 19곳의 지역생활협동조합에서 20만 가구의 회원을 대상으로 친환경 먹을거리를 공급하며 1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농산물 공급액만도 1600억원이 넘는다. 김 회장은 ‘지역 살림’ 운동의 주체로 여성을 꼽는다. 그는 한살림을 만든 1세대 활동가들이 현업에 남아 있음에도 자신이 회장으로 뽑힌 데는 지역과 세상을 살리는 일에 여성의 시각과 심성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여긴다. “한살림은 생명을 기르는 농민과 함께 아이를 낳고 기르는 여성을 살림꾼으로 봅니다. 조합원도 대부분 여성이구요. 한살림이 지역살림 운동에 가장 적합한 조직인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유기농 농산물을 소비하던 조합원에서 시작해 물품 선정위원·매장 활동가·한살림서울 이사장 등을 거치며 그가 만난 여성들은 “조용하지만 힘있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여성들은 자신들이 사는 곳을 보다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을 찾아내 해결하는 탁월한 살림꾼”이었다. 학교를 마친 뒤 방치되는 아이들을 위해 한살림이 2009년 경기 여주와 광명시에 설립한 지역아동센터가 그랬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몸에 좋은 먹을거리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반찬가게를 만든 것이 그랬다. 품앗이 육아, 친환경 살림 강좌 운영, 워커스 콜렉티브로 불리는 공동체 공방 등을 만든 주역들도 대부분 여성이었다. “한살림은 앞으로 유기농산물 도농직거래를 넘어 세상을 생명살림의 공동체로 바꾸는 일을 할 것입니다. 여성들이 중심에 서겠지요.”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사진 한살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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