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점검 4대강 사업]
농민들 “공무원 압박·회유”
남양주시 “강제성 없었다”
농민들 “공무원 압박·회유”
남양주시 “강제성 없었다”
농지가 정부의 4대강 사업 대상에 포함돼 수십년 동안 유기농사를 지어온 팔당의 하천둔치를 떠나야 하는 농민 가운데 일부가 남양주시가 제안한 유기농 대체부지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기도와 남양주시가 농민들에게 기존 유기농지를 포기하고 대체농지를 받아들이도록 압박·회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 남양주시는 8일 오전 남양주시청 회의실에서 이석우 남양주시장과 이진찬 경기도 농정국장 등 시·도 공무원과 팔당 농민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기농 시범단지 조성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백현경 시 유기농업과장은 “4대강 사업으로 하천부지가 편입돼 오갈 데가 없게 된 농민들을 위해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 지난달 말까지 대체부지 이전 신청을 받았다”며 “대상 농가의 절반 가량인 22개 농가가 신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지보존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팔당공대위) 소속 농민 등 20여명은 이날 협약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양주시와 경기도가 농민들의 절박한 생존권을 악용해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협조하도록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팔당공대위는 “최근 팔당농민들에 대한 경기도와 남양주시 공무원들의 압박과 회유가 심각한 수준이었다”며 “한창 농사 준비에 바쁜 농민들에게 하루에도 수차례씩 전화하거나 수시로 일터에 찾아와 ‘지금 보상에 합의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돌아간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유영훈 팔당공대위 위원장은 “시가 구체적 조건과 내용도 없는 협약을 졸속으로 추진한 것은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운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평화롭던 마을 공동체를 파괴하는 일에 지방정부가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달 초, 팔당 유기농단지 46개 농가의 생계지원 대책의 하나로 남양주·양평·광주에 총 38ha의 유기농 시범단지(대체농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다수의 농민들은 경기도의 농지 임대계획은 농업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역 송촌리 농민 정정수(69)씨는 “도와 시가 10년 임대 조건의 사유지를 마치 안정적 대체농지가 되는 양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밭을 만드는 데 3~5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경작할 수 있는 기간은 5년 안팎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남양주/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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