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학교쪽 설치 합의해놓고…”
학문단위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는 중앙대학교가 이번엔 구조조정 반대를 위해 총학생회가 설치한 천막을 강제로 철거해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중앙대 총학생회 등은 지난 8일 오후 4시께 학내 구조조정 문제를 논의하는 학생총회의 홍보를 위해 학교 정문 쪽에 천막을 세웠다. 이 천막에서 지난 6일 구조조정 반대를 주장하며 삭발한 뒤 단식을 시작한 김일건(23·건설환경공학과3) 부총학생회장 등 학생 4~5명이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었다. 하지만 오후 5시께 학교 쪽 교직원 30여명이 학생들을 강제로 끌어내고 천막을 철거해버렸다. 김 부총학생회장은 “천막 설치에 대해 학교와 협의를 했다”며 “학교 쪽에서 학생들이 붐비는 시간과 장소에서 벌이는 총학생회의 활동을 가로막은 건 너무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학교가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다 보니 이런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앙대 총학생회 등은 4월 초부터 농성장과 천막 등을 설치했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철거됐다. 총학생회는 “8일 철거된 천막은 저녁까지만 설치하기로 학교와 합의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중앙대 관계자는 “불법적인 학내 시설물은 철거한다는 방침이 있다”고 반박했다.
중앙대는 2011년부터 단계적으로 18개 단과대와 77개 학과를 10개 단과대와 40개 학과로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안을 지난 8일 통과시켰으나, 일부 학생·교수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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