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 선원면 금월리 한우사육농장에서 기르던 소 9마리가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은 뒤 9일 오후 방역 관계자들이 이 마을 들머리에서 도로를 통제한 채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화/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인천 강화서 소 양성판명…포천과는 다른 ‘O’형
정부가 구제역 종식 선언을 한 지 16일 만에 구제역이 또 발생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9일 인천시 강화군 선원면 이아무개(47)씨 한우사육농장의 의심 소 9마리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정밀검사한 결과 모두 구제역 양성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씨 농장에서 1.4㎞ 떨어진 한우농장과 3.5㎞ 떨어진 돼지농장에서도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와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
구제역은 우리나라에서 2000년과 2002년에 발생한 뒤 뜸하다가, 8년 만인 올해 1월2일 경기 포천의 젖소농가에서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1월29일 이후 추가 구제역 발생이 없자, 지난달 23일 구제역 종식 선언을 하고 해외 시장을 상대로 수출 재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이번에 강화에서 구제역이 또 발생함에 따라 돼지고기 수출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방역당국은 이씨 농장 반경 500m 안의 소와 돼지 2584마리의 긴급 살처분에 들어갔으며, 발생 농장 주변 반경 3㎞까지는 ‘위험지역’, 3~10㎞는 ‘경계지역’, 10~20㎞는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권역별 방역 조처에 들어갔다. 당국은 또 경기도 김포시와 강화도를 잇는 길목에서 통행 차량을 소독하고 있으며, 가축질병 위기경보를 ‘관심’ 단계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해 공항과 항만에 대한 검역을 강화했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 가축시장도 폐쇄했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강화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O형으로 올 1월 경기 포천에서의 A형과는 달라, 서로 역학적 관련성은 없다고 밝혔다. O형은 2000년과 2002년 발생 구제역과 같은 것이다.
정부는 발생 원인과 관련해서는, 농장주인 이씨가 3월 중순 구제역 발생 지역인 중국 장가계를 여행하고 돌아왔다는 점과 중국에서 건초를 수입해 근처 종합사료(TMR) 공장에 납품해 왔다는 점에 주목해, 이씨의 몸이나 이씨가 수입한 건초를 통해 구제역이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현대 선임기자, 김영환 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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