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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제주 해녀들 물질 기술은 세계 최고”

등록 2010-04-12 19:25

셰린 히버드(51)
셰린 히버드(51)
물질대회 참가한 호주 원어민 교사 셰린 히버드




“바다는 정말 굉장한 곳이에요. 제주해녀들이 바닷속으로 들어가 순식간에 해산물을 채취하는 기술은 최고지요.”

11일 제주시 한림읍 귀덕2리 앞바다에서 열린 제주해녀물질대회에 참가한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셰린 히버드(51·사진)는 해녀복을 입은 채 환하게 웃었다. 대회에 참가한 60여명의 해녀 가운데 유일한 외국인인 그는 제주사대부중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교사다.

어부 출신으로 해양고고학 전공
4개월 해녀수업…‘전통 굿’ 마니아

이번 대회 참가에 의의를 뒀다고 하지만 그는 고향에서 10년 넘게 어부로 일했고 4년 동안 배를 만드는 조선 수업을 받은 적도 있으며, 대학에서는 해양고고학을 전공했다.

2004년 제주에 도착한 순간부터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들의 모습을 눈여겨봤다. “저는 바다를 통해 삶을 유지했는데, 제주해녀들도 바다에서 채취한 해산물로 삶을 영위하잖아요. 그들과 제가 다른 점은 저는 바다 위에서, 해녀들은 바다 밑에서 일을 한다는 사실이었죠. 이것이 호기심을 자극했어요.”

제주해녀들의 물질 모습에 반한 그는 지난해 5월에는 한수풀해녀학교에도 입학해 4개월 동안 해녀수업을 받았다. 17살 이후로 한곳에서 5년 이상 머물러 본 적이 없다는 그가 벌써 6년 가까이 제주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해녀학교를 다닐 때 그물 손질하던 실력으로 줄을 꼬아 망사리(해산물을 담는 그물)를 만들었더니 모두 놀랐어요.” 4분30초 동안 물속에서 숨을 참은 기록도 세운 그에게 평생 물질을 해온 해녀들을 만나거나 해녀학교 동료들과 사이에 언어나 문화장벽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눈빛만으로도 서로 통했기 때문이다.

전날 성산포에서 열린 ‘4·3 해원 상생굿’을 보고 왔다는 그는 제주의 무속 신앙에도 관심이 많다. 입춘굿, 영등굿 등 제주도에서 이뤄지는 거의 모든 굿을 관찰한 그는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고, 무당이 신에게 말을 거는 놀라운 장면에 반했다”며 집 안 구석구석을 무구(巫具)인 ‘기메’로 장식할 정도로 굿에 빠지기도 했다.

영국 레스터대학 박물관 교육 관련 학과에서 이달 초 전남 신안 앞바다의 해저유물을 사례연구로 석사논문을 마친 그는 바다를 사랑하는 만큼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를 참지 못한다. 서툰 한국말로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고 당부한다.

“바다는 우리가 존중하고 아끼고 보살펴야 할 존재예요. 한 점의 쓰레기지만 그런 작은 것들이 우리 바다를 죽이고 있어요.” 그는 올해 7~8월 동료 2명과 함께 제주도 바다 300㎞를 일주하며 해양 환경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울 계획이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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