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살처분 대상 포함
“부처님보다 더 인기가 좋았는데….”
스님의 목탁 소리에 맞춰 혀로 목탁 치는 소리를 연주해 인기를 모았던 강화도 선원사 소 3마리가 이번 구제역 파동으로 살처분 될 위기에 놓였다.
성원 스님은 2002년 12월 경남 고성군 외곡리에서 목탁 치는 소리를 내는 소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만삭이 된 2살배기 소를 선원사로 데려왔다. 이 소는 사람 말귀를 잘 알아들어 ‘우보살’이란 이름이 지어졌다. 성원 스님은 다음해 우보살과 같은 마을과 전남 광양에서 목탁 치는 소리를 내는 또다른 소 2마리를 데려와 ‘신우보살’과 ‘광양우보살’이라고 각각 이름을 지었다.
우보살의 목탁 소리 연주는 <에스비에스>(SBS)의 ‘세상에 이런 일이’ 등 3개 공중파 방송사의 각종 프로그램에 소개돼 유명세를 탔으며, 이들 소의 목탁 소리 연주를 듣기 위해 전국에서 관광객이 쇄도했다.
이들 소는 10일 밤 선원사가 구제역 발생 농가에서 3㎞ 안에 포함돼 있어 살처분이 불가피하다는 통보를 받고 마지막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다.
성원 스님은 12일 이들 우보살의 ‘구명’을 위해 경기도 안양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을 직접 찾았다. 하지만 검역원 쪽이 “예외가 있을 수 없고, 우보살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로 인해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어 살처분이 불가피하다”고 하자 발길을 돌렸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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