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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강바닥 흙 구린내, 하류 갈수록 진동

등록 2010-04-18 19:15

18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조성된 돌 축대를 가리키고 있다. 이경미 기자
18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조성된 돌 축대를 가리키고 있다. 이경미 기자
돌축대 쌓은 여의도는 모래 걷어내기 바빠
“신곡보 철거땐 강서 습지환경 더 좋아질것”




[현장] ‘한강 잠실보·신곡보’ 환경전문가 생태조사

“일주일 전만 해도 모래가 쌓였는데 금세 또 치웠네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 한강공원에서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화강암으로 조성된 축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곳은 원래 강물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라 모래가 쌓여 수십미터씩 모래사장이 형성되는 곳이다. 그런데 서울시가 지난해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모래를 걷어내고 돌을 깔았다. 염 처장은 “돌을 깐 뒤에도 모래가 계속 쌓이자 시는 모래를 걷어내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며 “말은 ‘자연형 호안’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한강 생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사례”라고 말했다.

각계 환경 전문가와 활동가 20여명이 한강 생태조사에 본격 나섰다. 지난달 30일 서울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가 잠실·신곡보를 없애고 모래밭과 숲이 있는 한강을 만들자는 취지의 심포지엄을 연 뒤 이날 처음으로 본격적인 현장 조사를 시작한 것이다. (<한겨레> 3월30일치 9면)


한강개발로 사라졌던 모래톱이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복원된 모습(2008년 촬영)  서울환경운동연합 제공
한강개발로 사라졌던 모래톱이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복원된 모습(2008년 촬영) 서울환경운동연합 제공
조사단은 63빌딩 앞 선착장에서 수상택시를 타고 강 하류 쪽으로 이동했다. 밤섬과 양화대교, 방화대교 부근에 멈춰 ‘그랩’이라고 부르는 장치를 물속으로 내려 강바닥의 흙을 채취했다. 건져 올린 흙에서는 구린 냄새가 배어나왔다.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장(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은 “신곡보가 있는 김포대교 쪽까지 하류로 내려갈수록 오염물질과 퇴적물이 쌓여 냄새가 더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서구 강서한강공원 선착장에 내려 일대를 둘러봤다. 이곳은 조경석을 깐 여의도와는 달리 모래톱이 쌓여있고 억새가 우거져 비교적 습지 보존이 잘 돼 있었다. 근처 신곡보를 철거할 경우 수위가 1m가량 낮아져 이곳의 모래사장이 더 드러날 것으로 조사단은 내다봤다. 시민들이 강변에서 모래찜질을 하거나 자유롭게 노닐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1960년대처럼 강물에서 수영을 할려면 보 철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사에 참여한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한강에 배가 많이 다니고 수질이 나빠지면서, 잠수해서 먹이를 잡는 새들이 점점 강 하구 장항습지로 이동하고 있다”며 “보를 철거하는 것과 동시에 수질 개선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앞으로 한강 주변 생태조사를 계속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한강복원이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대안의 하나로 시작됐지만, 생태 복원에만 초점을 맞추는게 아니라 역사·문화유적 복원, 도로 및 생활환경 개선까지 염두에 두고 추진할 방침이다.

염 처장은 “중랑천과 안양천, 탄천, 홍제천 등 한강의 4대 지천을 중심으로 모래톱과 숲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면 서울이 생태적으로 발전하는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중보 철거가 복원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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