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균 하사 주검 수습...6명은 발견 못해
침몰한 해군 천안함의 뱃머리(함수)가 사고 29일만인 24일 인양됐고, 함수에서 실종됐던 박성균 하사의 주검이 발견됐다.
군과 민간 인양팀은 이날 오전 8시부터 함수 인양 작업을 시작해 배수 작업을 거쳐 낮 12시20분께 함수를 바지선에 올려 고정시켰다.
전날 오른쪽으로 누운 함수를 바로 세우는 과정에서 드러난 함수의 왼쪽 모습이 비교적 온전했던 것과 달리 오른쪽과 절단면은 상당히 훼손된 상태였다. 40㎜의 부포 포탑 몸체가 찢기고 포신이 함교 쪽으로 돌아갔다. 마스트(돛대)와 연돌(굴뚝) 근처의 갑판 10여m가 충격으로 파손되었다가 침몰해 떨어져 나갔다. 함수의 절단면 좌측 하단부도 왼쪽으로 비스듬히 날카롭게 찢긴 모습이 드러났다. 마스트 아래쪽에 있는 무게 150~200㎏의 해치(출입문)의 상단 고리가 떨어져 비스듬히 넘어진 상태였다.
군 관계자는 “무거운 철문인 해치가 떨어지고 연돌 부분이 날아간 것은 외부에서 강한 충격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함수 밑바닥에 있는 돌출형 고정 소나(음파탐지장비)는 파손되지 않아 암초 충돌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민군 합동조사단 20여명은 함수가 얹힌 바지선에서 함수 절단면을 눈으로 살펴보고 카메라로 촬영하는 등 기초 조사활동을 폈으며 절단부분에서 파편을 수거해 화약성분 검사 등 정밀조사를 할 예정이다. 인양된 함수를 실은 바지선은 이날 저녁 7시20분께 경기 평택에 있는 2함대사령부로 출발해, 25일 저녁 8시께 2함대에 도착할 예정이다.
군은 이날 오전 11시께 선체 안에서 펌프로 배수작업을 하다 지하 2층 자이로실(함정 방향을 표시하는 항해보조장비가 있는 곳)에서 박성균 하사의 주검을 수습했다. 지난해 9월 해군 부사관 224기로 임관한 박 하사는 지난 1월12일 천안함에 부임했다.
천안함은 침몰 20일 만에 함미가, 29일 만에 함수가 인양됐으며 승조원 104명 가운데 58명은 사고 직후 구조됐고 실종자 46명 중 40명의 주검이 함수와 함미에서 수습됐다. 아직 발견되지 못한 실종 장병은 이창기 원사, 최한권 상사, 박경수 중사, 장진선 하사, 강태민 일병, 정태준 이병 등 6명이다. 군 당국은 아직 찾지 못한 장병 6명은 함미와 함수의 절단면 부근에 있다가 사고 당시 조류에 휩쓸렸거나 폭발로 산화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천안함이 원상사 식당과 가스터빈실을 중심으로 두 동강이 났기 때문에 이들이 이 부근에 있다가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해군과 유가족들은 장병 합동분향소를 2함대 체육관에 마련하고 함대 안에 있는 안보공원에서 영결식을 치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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