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6개 ‘두이름 도로’ 통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서울역 앞까지 이어진 도로 이름이 ‘세종대로’로 바뀐다.
서울시는 하나로 연결된 길인데도 그동안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구간마다 다른 이름이 붙여진 16개 주요 도로에 대해 통일된 이름을 지어 열람 공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시행된 도로명 주소법 시행령이 2개 이상의 시·군·구에 걸쳐있는 도로는 주민 의견을 수렴해 하나로 통일하도록 한 데 따른 조처다.
광화문 입구에서 서울역 앞까지 2.2㎞ 도로는 그동안 세종로(종로구)와 태평로(중구)로 불렸으나,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기린다는 취지로 ‘세종대로’로 통일했다. 송파구 잠실동 탄천 인근에서 강동구 암사동 올림픽대로 합류지점까지 9.4㎞ 구간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기념하는 뜻에서 ‘오륜대로’로 붙였다.
용산구 이촌동 한강대교 북단부터 남산을 끼고 중구 봉래동2가까지 돌아가는 길 6.9㎞는 ‘남산공원길’로, 마포구 아현동 아현교차로 앞에서 중구 만리동2가 만리재길 사이 0.7㎞는 손기정 기념공원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손기정로’로 바꿀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배우리 한국땅이름학회장은 “국가 상징 도로를 ‘세종대로’로 지은 취지는 이해하지만, 역사적 유래가 있는 태평로가 사라지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시 새주소위원회는 내달 6일까지 시민과 자치구의 의견을 들은 뒤 도로명을 확정할 계획이다. 새 도로이름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효력을 갖는다. 서울시는 이들 도로보다 규모가 작거나 인지도가 낮은 134개 도로의 새 이름을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결정 고시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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