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설명)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동답초등학교 5학년 4반 어린이들이 6·15 공동선언을 주제로 한 남북 공동 교육주간 첫날인 13일 오전 공동수업에서 직접 만든 한반도기를 흔들며 이날 배운 노래 ‘가장 늦은 통일을 가장 멋진 통일로’를 부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초중고 40만명 토론 “통일 되면 좋겠다” 1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동답초등학교 5학년 4반 교실. 영상물을 통해 2000년 6월13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 서로 손을 잡고 포옹하는 장면을 보는 어린이들은 들뜬 표정이었다. 김민정(11)양은 “이산가족이 만나는 장면을 볼 때처럼 가슴이 떨린다”고 말했다. 이 수업은 6·15 남북 공동선언을 주제로 한 남북 공동 교육주간(13~18일)을 맞아 전국 초·중·고 1만5천여 학급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동수업의 하나다. 남쪽에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마련한 수업안을 바탕으로 전국에서 40만명 이상의 교사와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북쪽에서도 같은 주제로 통일교육을 한다. 담임 김창석(34) 교사는 “남북 정상이 평양에서 만나 통일의 약속을 한 것이 6·15 공동선언”이라고 설명한 뒤 공동선언의 주요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줬다. 6·15 공동선언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모둠 토론에서 어린이들은 “통일이 되면 이래서 좋겠다”는 바람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정진원(11)군은 “일본이 깔보지 못할 것 같다”고 하고, 양정아(11)양은 “이산가족을 서로 만나게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오재성(11)군은 “독도를 지킬 수 있겠다”고 했다. 김 교사가 ‘공동선언’ 네 글자로 4행시를 짓자고 제안하자, 김영훈(11)군이 “‘공’항에서 만난 두 대통령, ‘동’시에 손잡고 등장한다. ‘선’언합시다, 통일을 한다고. ‘언’제 통일할까요?”라는 시를 지어 친구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화해의 편지를 쓰는 시간에 정인화(11)양은 북쪽의 친구에게 “낯모르는 친구지만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고 쓴 뒤 편지지를 접어서 북으로 띄우는 배를 만들기도 했다. 7개 모둠으로 나눠 진행된 이날 수업은 어린이들이 그린 한반도기를 흔들며 ‘가장 늦은 통일을 가장 멋진 통일로’라는 노래를 부르며 끝을 맺었다. 김 교사로부터 ‘통일 사탕’을 하나씩 받아든 학생들은 이번 주 금요일에는 ‘통일 선언문’을 직접 써보기로 했다.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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