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5시께 충주시 앙성면 능암리 사조레미콘 앞에서 충주지역 레미콘회사 세 곳의 노동조합 임·단협 승리를 위한 집회를 주도하던 한국노총 충주지역본부장 김태환(40)씨가 회사 쪽이 빌려 사용하던 레미콘차에 치여 숨졌다.
사고를 낸 차량은 회사 쪽이 임시로 빌려 사용하던 것으로, 김 본부장과 노조원들이 농성을 할 무렵 이곳을 지나가자 노조원들은 차량 진입을 막고 운행 중지를 요구했다. 일부 조합원들이 운전기사 최아무개(27)씨와 실랑이를 벌이며 차에서 끌어내리고 하자 최씨는 곧 차를 출발시키다 이를 막던 김의장을 치었다.
한국노총 충주지역본부 김인록 사무차장은 “김 본부장이 집회장소에서 회사 쪽이 고용한 용역 차량 운전기사에게 대체 근무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차를 막고 있는데, 갑자기 차량이 김 본부장을 치고 지나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씨는 경찰에서 “김씨가 있는지 모르고 차를 몰아 사고가 난 것 같다”며 “고의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들 세 회사 노조원들은 지난 8일 오후 운송단가 35% 인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임단협이 결렬되자 파업에 들어가 차량 40여대를 시청 앞 도로변에 세워놓고 이날까지 7일째 농성을 계속해 왔다. 한국노총은 사고 직후 ‘김태환 동지 살인대책위원회’(위원장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총장)를 꾸려 15일 ‘고 김태환 동지 살인 규탄 및 특수 고용노동자 노동권 쟁취대회’를 여는 등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충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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