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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여성 법관 ‘고위직’ 진출 여전히 과제”

등록 2010-05-26 22:00

 민유숙(45·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 부장판사
민유숙(45·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 부장판사
영장 전담 첫 여성 판사
“소수자 감수성 유지해야”




‘세계여성법관회의’ 아태지역 이사로 뽑힌 민유숙 부장판사

민유숙(45·사진·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 부장판사가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을 때 여성은 300명 중 8명이었다. 93년 광주지법 근무 때는 그가 유일한 여성 판사였다. 2007년 서울서부지법으로 옮길 때 그는 ‘첫 영장 전담 여성 판사’로 신문에 실렸다.

상황은 조금씩 변했다. 2010년 전체 법관 2486명 가운데 621명이 여성이다. 지난해 사법시험 합격자 997명 가운데 여성은 355명이었다. 지난 12일에는 비영어권국가에선 처음으로 서울에서 ‘세계여성법관회의’가 열렸다. 거기서 민 판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이사로 뽑혔다.

26일 만난 민 판사는 이번 회의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된 주제가 ‘여성 법관의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나라에서 지난 30년간 여성 법관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그러나 ‘고위직’ 진출은 여전히 쉽지 않아 앞으로 해결할 과제로 꼽혔습니다.”

세계여성법관회의는 90여개국 4000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비정부·비영리 기구다. 이번 회의에는 39개국 450여명의 여성 법관이 참여했다. 민 판사는 회의에서 들은 다른 나라의 사정들을 소개했다. “영국에선 사회적 지위를 쌓을 시기에 육아 등 문제가 겹치는 여성 법관들에게 아직 한계가 있다더군요.”

그가 보는 우리나라의 사정도 아직은 멀었다. “서울고법만 해도 여성 부장판사는 1명뿐입니다. 근래 여성 법관의 폭발적 증가에 힘입어 (앞으로는) 고위 법관의 여성 비율이 높아질 걸로 봅니다. 그 변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성 고위 법관’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개별 법관들은 법률과 판례에 따라 재판할 수밖에 없습니다. 판례를 형성할 자리에 여성이 있다는 건 그래서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여성 대법관이 탄생하면서 새 판례가 형성되고 개별 사건에서 여성 법관들이 적극적으로 여성 등 소수자의 권리를 실현하는 판결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여성 법관의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여성은 소수자의 인식에 공명하기가 더 쉽습니다. 그 감수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법관으로서 공정성과 객관성, 전문성은 기본입니다.”

임기 2년을 시작하는 그의 각오도 마찬가지다.

“아시아·태평양만 해도 국가별로 역사와 현재 상황이 다양합니다. 우리나라 여성 법관들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여성법관회의의 중심 구실을 담당하도록 적극 활동하겠습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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