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ㆍ관계 로비의혹에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는 가운데 대우그룹내 비자금 조성의 핵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BFC가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BFC(British Finance Center)는 대우그룹이 김 전 회장의 주도로 1981년 이후영국 런던에 설립한 해외 비밀자금 관리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BFC는 대우가 1970년대 미수교국이던 리비아 건설시장에 진출하면서 공사대금결제 등을 위해 세계적 금융도시인 영국 런던에 설치한 지사 형태의 법인에 뿌리를두고 있으며 공식적으로는 ㈜대우 런던 현지법인인 런던지사로 통했다.
그러나 BFC는 김 전 회장의 `세계경영' 표방에 따른 해외 진출 본격화 이후 해외법인 투자 및 관리를 위한 해외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그 중요성이 커졌고 보안을유지할 필요성도 생겼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치솟는 금리에다 많은 부분 차입경영에 의존해온 대우그룹의 자금난이 맞물리면서 BFC는 외환관리법 규제를 피해 자금을 수시로 입출금하는김씨의 비선으로서 비밀조직화하기 시작했다.
검찰이 관심을 갖는 부분은 2001년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의 검찰 수사 결과김씨가 BFC를 통해 관리한 자금은 무려 200억달러(당시 환율로 25조원)라는 천문학적 규모에 달한다는 점이다.
물론 200억달러 중 157억달러는 차입금 상환에, 30억달러는 해외사업 투자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고 나머지 13억달러의 상당 부분도 차입금 이자로 나갔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지만 검찰은 일부가 비자금으로 조성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우측은 "BFC자금 사용처는 증빙자료가 모두 갖춰져 있고 이는 금감위 실사를통해서도 확인됐다"며 비자금설을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2001년 검찰 조사에서는 김씨의 500만달러짜리 프랑스 포도농장 구입비,250만달러의 아들 유학비 등이 대우그룹이 해외로 빼돌린 회사자금이었다는 의혹이제기돼 해외 자금이 비자금으로 전용됐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검찰이 비자금과 관련, BFC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BFC 자체의 덩치가 거대하기도 하거니와 대우그룹이 국내 금융기관에서 거래한 금융거래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수사상 한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2001년 수사 때는 국내 금융기관과의 거래에 대한 계좌추적을 실시할 여력이 없어 관련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데다 금융기관의 금융자료 보존기한이 5년이어서 새로이 계좌추적을 실시한다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2001년 수사 때는 방대한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느라 BFC에 대해 깊이있는 수사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표 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불분명한 돈의 용처를 포함, BFC 전반을 다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BFC 자금흐름 파악작업과 함께 김씨를 상대로 한 BFC 자금의용처 추궁에도 진력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검찰 수사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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