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다 시게루(71) 박사
일본 유기농업 대가 야스다 시게루
일본 유기농업과 학교급식 교육의 대가인 야스다 시게루(71·사진) 박사는 28일 “학교급식에서는 친환경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것 못지않게 지역 농산물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의 특별심포지엄 초청을 받아 한국에 온 그는 이날 지역농산물을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학교급식의 중요성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먹을거리의 생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는 점입니다. 오늘 급식재료에는 우리 친구인 아무개 할아버지의 배추가 들어갔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죠. 둘째로, 그런 음식을 먹으면서 아이들은 생산 농민과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우리 지역에서 생산한 안전한 음식물을 먹음으로써 아이들이 건강해지고 생명을 지키게 됩니다.”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먹거리 기본교육법을 통해 지역농산물 사용 비율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그것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2012년까지 전체 급식 품목의 30%를 지역농산물로 쓰도록 법규로 명시해 놓았습니다. 교장에게 목표 준수의 책임이 주어지기 때문에, 교장도 영양사도 지역농산물을 제때에 잘 공급받으려고 농가나 유통업자를 열심히 만나고 다닙니다. 부탁해야 되거든요.” 일본 고베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한국에 올 때마다 커피 가게는 늘어나고 식당의 김치는 줄어들어, 한국의 식문화가 무너진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일본이 실패한 경험을 한국이 뒤따라오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초고령화 사회가 오면 한국의 내수시장이 약해지고, 삼성이나 현대도 도요타처럼 될 수 있습니다. 그때 한국 사람들이 의지해야 할 것은 바로 논입니다. 농업기반과 농업기술입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사진 두레생협 김기섭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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