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과거사위 밝혀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이 프랑스에서 실종된 뒤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했다는 미 국무부 비밀문서 내용은 김형욱과 동명이인의 출입국 기록을 잘못 파악한 것에서 비롯된 일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국정원 과거사위) 관계자는 15일 “1979년 10월 7일 김 전 부장이 실종되고 사흘 뒤 사우디로 출국한 누군가가 ‘김형욱’이라는 이름의 여권을 사용한 것을 프랑스 수사당국에서 김 전 부장이 출국한 것으로 오해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프랑스 경시청에서 넉 달 만에 수사를 종결하면서 이 출입국 기록에 근거해 ‘김 전 부장은 죽었든지 살았든지 간에 프랑스 밖으로 나갔다’고 발표했다”며 “이와 같은 사정을 당시 일본 대사관이 본국에 보고했고, 일본 정부는 다시 미국에 이 내용을 통보해 미국 기밀 문서에 이 내용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이 여권에 적힌 영문 이름이 김 전 부장의 여권에 기재된 이름과는 달라 나중에 프랑스 수사당국이 ‘김형욱이 프랑스 밖으로 나갔다’는 발표를 번복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형욱 전 부장 실종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상열 전 프랑스대사관 공사는 최근 외아들을 잃는 등 잇단 불행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체에 몸담고 있던 그의 아들은 부인과 자식들을 미국에 둔 채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말 갑자기 심장마비로 숨졌다. 국정원 과거사위 관계자는 “아들이 세상을 뜬 데 이어 올 봄에는 김형욱 사건 보도를 접한 큰 딸 마저 충격으로 쓰러져 뇌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이 프랑스에서 실종된 뒤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했다는 미 국무부 비밀문서 내용은 김형욱과 동명이인의 출입국 기록을 잘못 파악한 것에서 비롯된 일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국정원 과거사위) 관계자는 15일 “1979년 10월 7일 김 전 부장이 실종되고 사흘 뒤 사우디로 출국한 누군가가 ‘김형욱’이라는 이름의 여권을 사용한 것을 프랑스 수사당국에서 김 전 부장이 출국한 것으로 오해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프랑스 경시청에서 넉 달 만에 수사를 종결하면서 이 출입국 기록에 근거해 ‘김 전 부장은 죽었든지 살았든지 간에 프랑스 밖으로 나갔다’고 발표했다”며 “이와 같은 사정을 당시 일본 대사관이 본국에 보고했고, 일본 정부는 다시 미국에 이 내용을 통보해 미국 기밀 문서에 이 내용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이 여권에 적힌 영문 이름이 김 전 부장의 여권에 기재된 이름과는 달라 나중에 프랑스 수사당국이 ‘김형욱이 프랑스 밖으로 나갔다’는 발표를 번복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형욱 전 부장 실종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상열 전 프랑스대사관 공사는 최근 외아들을 잃는 등 잇단 불행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체에 몸담고 있던 그의 아들은 부인과 자식들을 미국에 둔 채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말 갑자기 심장마비로 숨졌다. 국정원 과거사위 관계자는 “아들이 세상을 뜬 데 이어 올 봄에는 김형욱 사건 보도를 접한 큰 딸 마저 충격으로 쓰러져 뇌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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