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대 아마추어 산악인들이 악천후를 견디며 중국의 5천300여m 고봉에 오르다 힘에 부치자 후배들이 정상을 밟을 수 있도록 밀어줘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청주의 아마추어 산악모임인 '레저토피아 금요회' 회원 8명이 미답봉인 해발 5천364m의 중국 쓰촨성 다쉐탕산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지난 4일. 대원 중 유정희(여.54.주부) 대장을 빼면 해외 고산 등반은 모두 처음이었다.
등정에 앞서 일본 북 알프스(해발 3천190m)를 오르며 강훈련을 했지만 막상 밤마다 비가 오고 매일 안개가 끼는데다 두통 등 고소증상이 찾아오자 '최고령' 신현섭(71) 대원을 비롯해 50-70대 대원들은 체력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게다가 낙석과 눈사태로 쉽지 않은 여정이 이어지고 쓰촨성 산악연맹의 산악인이 바로 며칠전 정상을 밟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외의 미답봉을 밟으며 의미있는 산행에 도전하자는 이들의 다짐에 잠시 먹구름이 드리우기도 했다.
그러나 대원들은 용기를 잃지 않고 막내 김재권(39) 대원 등 비교적 젊은 대원들이라도 정상을 밟을 수 있도록 먼저 일어나 밥을 짓고 솔선수범해 무거운 산악장비들을 짊어지며 격려했다.
'고지'를 앞둔 9일 오전엔 낙석이 떨어져 텐트와 장비 등이 든 김재권 대원의배낭을 덮쳐 정상 등정이 무산될 위기도 찾아왔으나 대원들이 힘을 합쳐 500m 아래로 떨어진 배낭을 찾아오면서 정상을 향한 투지는 계속됐다.
결국 8일만인 11일 김재권 대원은 중앙봉 정상에 올라 태극기를 꽂으며 '어르신'대원들의 기대와 격려에 보답했고 4천m 베이스캠프와 4천550m 캠프1로 돌아가 있던대원들은 손뼉을 치며 함께 정상 등극의 기쁨을 누렸다.
레저토피아 금요회 관계자는 "고소 증상을 처음 겪는 어르신들이 체력적 한계를느끼자 후배들이라도 정상을 밟을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도우셨다고 전해들었다"며 "해외의 미답봉을 찾아나선 첫 시도가 성공해 모두 감격해하고 있으며 원정대는 오늘저녁 귀국할 예정"이라고 활짝 웃었다.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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