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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앞으로도 국민 편에서 꿋꿋하게 가야죠

등록 2010-06-22 21:55

김태현 책임피디
김태현 책임피디
20돌 맞은 MBC ‘피디수첩’ 김태현 책임피디
변치않는 초심이 장수 비결
이명박 정권 유독 탄압 심해
‘국민이 스폰서’ 응원에 큰 힘

“취재가 부실해서 방송을 못한 적은 있어도 외압에 굴복한 적은 없다.”

<문화방송>(MBC) ‘피디수첩’이 1990년 5월8일 첫 방송을 한 지 올해로 20돌을 맞았다. 22일 20돌 특집방송을 내보낸 김태현(사진) 책임피디(CP)는 21일 <한겨레>와 전화인터뷰에서 프로그램 ‘장수의 비결’을 변치 않은 초심에 뒀다.

“예나 지금이나 애초 추구했던 기획의도를 충실히 담고 있다. ‘신명나는 세상, 약자에게 힘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했고, 10년이 지나면서 ‘우리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라는 지표가 생겨났다. 시대의 목격자로서 민감한 사안을 회피하지 않고 국민의 알권리 편에 서서 그 가치를 지켜왔다.”

‘강자에게 불편한 방송’ 피디수첩의 수난은 예고된 것이었다. 90년 9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몰고올 농촌 현실 고발 프로는 경영진의 불방 지시와 싸워야 했다. 이 사태는 이후 ‘52일 동안의 최장기 파업’(92년)으로 이어졌다. 김 피디는 “방송민주화의 결실이 바로 어떤 외압에도 떳떳하게 버틸 수 있는 ‘피디수첩’이란 시사고발프로그램의 존재였다”고 회고했다.

성역에 돌을 던진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다. 99년 만민중앙교회 비리 보도 때는 방송이 도중에 끊겨 시청자들은 남산송신소에서 급하게 대체한 ‘얼룩말 화면’을 봐야 했다. 방송 주조실에 신도들이 난입해 전선을 뽑아버리는 난동을 부렸지만, 시청자들의 호응은 뜨거워 40%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종말론 문제를 다룬 영생교 고발 프로가 방송된 다음날엔 취재원인 종교 연구가가 피살되고 사이비교도들의 테러에 제작진도 신변의 위협을 느껴야 했다.

정권과의 불화도 피디수첩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김 피디는 “노태우 정권부터 이명박 정권까지 피디수첩은 늘 민감한 주제를 다뤘지만, 현 이명박 정권의 탄압이 유독 심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쇠고기 수입 협상문제를 지적했다고 제작진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수갑 채워 잡아가고, 재판정에 세우고 압수수색을 당하는 일이 벌어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

20년이 흐르는 동안 ‘신명나는 세상’이 됐을까? 그는 “피디수첩이 없었다면 어땠을까”라고 반문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황우석 사건’이나 ‘검사와 스폰서’를 방영하지 않았다면?

“황우석 박사는 여전히 국고의 지원을 받고 있었거나 외국 과학자들에 의해 거짓이 밝혀져 국가적 망신을 당했을 수 있겠고, 검사 스폰서의 경우 ‘관행’이라며 여전히 검사들은 죄의식 없이 즐기면서, 국회 차원의 특검 요구도 없었을 것이다.”

김 피디는 ‘검사와 스폰서’ 방영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피디수첩은 국민이 스폰서입니다” “국민이 지켜드리겠습니다”라는 응원을 잊을 수 없다. 그는 “피디수첩은 권력이나 사장에게 잘보이기 위한 방송이 아니다. 앞으로 20년도 꿋꿋이 국민을 보고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1986년 입사한 김 피디는 ‘피디수첩’, ‘사과나무’, ‘엠비시 스페셜’ 등을 연출했고, 올 3월부터 피디수첩 책임피디를 맡고 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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