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구동파 옛 동지들을 찾습니다”

등록 2005-06-16 15:28수정 2005-06-16 15:28

 14일 오후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 서울민주노동자회 사무실에서 85년 구로 동맹파업 기념사업 추진에 관해 의논하기 위해 파업에 앞장섰던 김영미, 서태원, 안경환, 황만호, 윤혜련씨(왼쪽부터)가 만났다. 박주희 기자
14일 오후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 서울민주노동자회 사무실에서 85년 구로 동맹파업 기념사업 추진에 관해 의논하기 위해 파업에 앞장섰던 김영미, 서태원, 안경환, 황만호, 윤혜련씨(왼쪽부터)가 만났다. 박주희 기자


구로동맹파업 ‘20년만의 뒤풀이’ 마련

한국노동운동사는 ‘구로 동맹파업’을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최초의 노동자 연대투쟁’으로 기록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파업 주도자 몇몇을 빼고는 참여자들의 면면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없다. 다만, 가리봉전자·대우어패럴·롬코리아·부흥사·선일섬유·청계피복·효성물산 노조의 조합원들이라고만 뭉뚱그려 알려져 있을 뿐이다.

전두환 군사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1985년 6월24일, 대우어패럴 노조 간부들의 갑작스런 구속을 계기로, 구로공단 노동자들이 동맹파업을 시작했다. 파업은 엿새 만에 강제해산됐다. 동맹 파업에 앞장섰던 노동자 43명이 구속되고 370명이 구류를 살았다. 공장폐쇄와 강제사직으로 노동자 2천여명이 일터에서 쫓겨났다.

“9개월 동안 (교도소에서) 살다가 나와서 동지들을 찾았어요. 공단을 다 헤매고 다녔는데 겨우 60명을 모았지요.”

당시 효성물산 노조위원장이었던 김영미(45·대동무역 전무)씨는 풀려난 뒤 가장 먼저 동지들을 찾아나섰다. 그러나 일터에서 쫓겨난 조합원들이 뿔뿔이 흩어져 찾기가 쉽지 않았다. 전화 를 놓을 형편도 안 되는 노동자들이 자취방을 옮겨 버리자 연락이 끊겨버린 것이다. 어렵게 60명이 모여 파업 1주년 기념 행사를 조촐하게 치렀다.

그리고 20년이 흘렀다. 당시 대우어패럴 노조 조합원이던 서태원(42)씨는 지금 생활한복 회사의 사장이다. 가리봉전자 노조 사무장으로 파업에 나섰던 윤혜련(44)씨는 서울여성노동자회 대표로 일하고 있다. 황만호(48·청계피복)씨는 전태일열사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몇몇이 주축이 돼 다시 ‘동지들’ 규합에 나섰다. 이들은 최근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꾸렸다. 그러나 현재까지 120명 정도만 연락이 닿았다.


“서슬퍼렇던 군사정권 아래서 동맹파업에 나섰던 동지들은 지금도 변함없이 구로지역 어느 현장에선가 노동자로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늦었지만 ‘구동파’가 한자리에 모여 파업 뒤풀이 한번 신나게 하고 싶습니다.” 안경환(46·당시 부흥사 조합원)씨는 “그동안 먹고 살기 바빠서 챙겨보지 못했지만 이제는 구동파를 역사에 제대로 기록하고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추진위는 25일 오후 청계천 훈련원공원에서 ‘1970년 청계천에서 1985년 구로까지’라는 이름 아래 자전거 대행진을 펼치고, 25일 오후 2시부터 가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20년 만의 해후 아름다운 만남’의 자리를 마련한다. (02)851-0908. 글·사진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