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책선을 넘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주민 3명이 17일 오전 서해 해상과 강원도 철원에서 잇달아 발견돼, 합동참모본부가 이들의 월남 경위와 동기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합참은 이날 오전 8시24분께 서해 백령도 북쪽 2.5마일 해상에서 부부로 보이는 북한 남녀 2명이 승선하고 있는 전마선 ‘남포호’를 발견해 고속정으로 예인했다고 발표했다. 인천시 옹진군 소속 227어로지도선(선장 김종원·55)에 의해 발견된 이 북한 선박은 길이 5m, 폭 3m의 크기다.
선박에 승선하고 있던 최아무개(43)씨와 부인(37)은 “남쪽에서 살고 싶어 왔다”며 “북쪽에 가족 등이 있으니 우리들의 신분을 감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5시50분께 강원도 철원군 대마리에서는 남아무개(65)씨가 자신의 집 앞 공터 화물차 안에서 북한 인민복 복장을 한 20대 초반의 남자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남씨는 “화물차 뒷유리 쪽에서 새가 들어온 것 같아 확인해 보니 김일성 배지와 인민복 차림에 짧은 머리를 한 20대 초반의 남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남자는 이아무개(20)씨라고 자신의 신원을 밝혔으며 “1년 전 인민군 포병으로 제대했으나 먹을 것이 없어 남쪽으로 왔다”며 “4∼5일을 걸어 평양에서 내려와 남씨의 자동차에서 사흘 밤을 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씨를 발견한 곳이 지난해 11월 최전방 철책선 3곳이 뚫렸던 지역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지역이라는 점을 중시해, 전방 철책선 절단여부에 대한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인천 춘천/김영환 김종화, 김성걸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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