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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우리 아이들 인생의 길잡이가 돼주렴”

등록 2005-06-17 19:20

윤지희(교육과 시민사회 공동대표)

<한겨레>가 창간된 지 17년이 되었다. 창간 뒤 줄곧 <한겨레>를 보고 있다. 그 사이 대여섯번 이사를 하면서 미리 이삿날을 알려주면서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구독을 하였다. 그러니 그 흔한 ‘3개월 무료구독’이나 공짜 자전거 한 대도 얻어보지 못했다. 17년간 <한겨레>를 통해 세상 보는 눈을 키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이렇게 <한겨레>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런저런 핑곗거리를 만들어 현실과 타협하고 흐트러지려는 나를 <한겨레>가 아침마다 다시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통닭 한 마리 값으로 세상을 올곧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식견을 얻어들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효과적인 투자는 없을 것이다. 자동이체 신청은 해약이 귀찮아서 안하는 것인데 해약할 일이 일어나지 않을 터이니 바로 신청하고 제2창간위원도 고민없이 참여하게 되었다.

요즘 아이들은 신문을 거의 읽지 않는다. 반면 컴퓨터 앞에 하루종일 앉아 있으면서 자극적인 사건·사고 소식은 귀신같이 알고 있다. 인쇄신문을 보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고 더 신속하게 인터넷 안에서 소통한다. 우리집 아이들도 평소에는 신문을 거들떠도 안 본다. 어쩌다 학교 숙제에 필요할 때만 뒤적거린다. 그러면서도 <한겨레> 구독하는 친구를 만나면 반가워하고 집에까지 와서 보고한다.

한번은 학교에서 신문을 이용한 수업을 하면서 선생님이 구독 신문을 조사하셨단다. 자기 반에 딱 세 명밖에 없었다며 아주 서운해했다. 큰 아이는 이른바 ‘분규’ 사립고등학교를 다녔다. 부당하게 퇴학당한 학생과 학교의 비리를 고발하다 파면당한 선생님의 복학·복직 싸움을 2년이나 했다. 결국 모두 원상복귀됐지만, 큰 아이는 이런 부당한 일이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데 나몰라라 하는 친구들을 보며 더 힘들어했다.

부모와 자식의 의사소통 단절이 심각하다 해도 아이들은 저도 모르게 부모의 삶의 태도와 가치관을 보고 배운다. 우리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부모를 떠나 독립적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다. 누구나 시련을 겪기 마련인데, 물질적 풍요와 지위 상승만을 지향하다 좌절하고 고통스러워 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웃과 더불어 잔잔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갔으면 싶다. 한겨레는 부모가 해주지 못하는 삶의 길잡이가 되고 자기성찰의 시간을 줄 것이라 믿는다. 나와의 싸움에서 길잡이가 되어 준 것처럼 우리 아이들의 인생 길라잡이가 되어줄 <한겨레>에 통닭 한 마리 값을 기꺼이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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