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은 대등한 기관이다. 검찰에 대해 사용해 온 극존칭 문구를 바꾸자.”
경찰청은 그동안 검찰에 수사 지휘를 받을 때 사용해 온 극존칭 문구를 바꾸기로 결정하고, 개정 내용을 일선 지방경찰청에 전달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문구는 ‘기소하심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사건 이송함이 옳다고 생각되니 허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건 인계코자 하니 허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등 검찰에 대한 저자세적 문구들이다. 경찰청은 이를 ‘기소 의견임’, ‘사건 이송 의견임’, ‘사건 이송 신청함’ 등으로 바꾸기로 했다.
또 ‘긴급체포하였기에 승인하심이 옳다고 생각됩니다’는 ‘긴급체포함’으로, ‘불기소(혐의없음)로 송치코자 하오니 지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는 ‘불기소 또는 송치 의견임’으로 대체했다.
이런 용어는 대부분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 등 미묘한 갈등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개선방안이어서 눈길을 끈다.
경찰청 관계자는 “문구가 너무 길어 영장 신청할 때 번거롭고, 격에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아 바꾸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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