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교육감에 징계사유 판단재량 있다”

등록 2010-07-27 19:19

시국선언을 한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유보한 혐의로 기소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27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면서 변호인과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수원/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시국선언을 한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유보한 혐의로 기소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27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면서 변호인과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수원/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판결문 쟁점 뜯어보니
재판부 “시국선언, 위법 견해 갈려”…“징계유보 철학적 양심서 비롯”
유례없는 현직 교육감에 대한 직무유기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는 핵심 쟁점에 대해 비교적 명료한 판단을 내놨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시국선언이 교사에 대한 징계 사유가 되는지 △교육감이 신속히 교육과학기술부의 징계요구에 응해야 하는지 △검찰의 범죄사실 통보에 대해 교육감의 징계 재량권이 있는지 △김상곤(60) 경기도교육감이 직무유기의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목조목 짚었다.

■ 교사 시국선언은 징계 사유가 되는가?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쟁점에 대해 재판부는 “시국선언이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는지, 아니면 헌법상 기본권(표현의 자유) 행사 범위 안에 있는지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며 “선례로 볼 만한 대법원 판례도 없어 교육과학기술부 내부에서도 시국선언 준비를 위한 서명운동은 징계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낸 바도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여기에다 “시국선언에 대한 2건의 무죄판결은 징계 사유에 해당되지 않을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김 교육감의 견해가 독단적이지 않았음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 최종 판결까지 징계 유보할 수 있나?

재판부는 “경기도교육청이 9명의 법률 전문가를 상대로 자문을 의뢰했고, 이 가운데 7명이 ‘시국선언은 기본권 행사로 징계처분이 적당치 않다’는 의견을 냈다”며 “시국선언 교사를 중징계하라는 교과부의 지침을 따르는 경우, 공무원의 신분보장이 침해되고 다른 징계 대상과의 형평성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징계를 하지 않은 것은 공무원 직무유기 혐의의 이유가 되는 ‘거부’나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징계 의결 요구를 확정판결 때까지 유보한 것일 뿐”이라는 김 교육감의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 “징계 유보는 김 교육감의 철학적 양심”

검찰은 “교사들의 시국선언 행위가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위 금지를 위반한 불법행위이며, 김 교육감은 이런 불법 사실을 통보받고도 교육공무원 징계령에 따라 징계위에 회부하지 않은 직무유기죄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교육감이 교과부 방침에 따른 징계 절차에 그대로 협력해야 하는지와 교사들의 시국선언이 기본권 행사로 존중받아야 할 가치인지 사이에서 깊은 고뇌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징계 유보는 징계권자로서 책임감이나 주민 직선으로 선출된 교육감으로서 철학적 양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직무의 의식적인 포기나 방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범죄 통보받아도 교육감 재량권 있다”

재판부는 “지자체장(교육감)은 자체 조사나 (검찰의) 징계의결 요구에 구분없이 징계 사유에 대해 충분히 조사한 뒤 조사 내용을 근거로 징계의결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동안 교육청의 징계와 관련한 실무 관행에서 검찰의 징계의결 요구에도 불구하고 내부 종결하거나 경고·주의 조처한 사례가 상당수 있다”며 “이러한 관행에 의하더라도 교육감에게 징계 사유의 존부에 대한 일차적인 판단 재량이 있다”고 판시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