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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목타는 몽골초원 살리며 친구도 얻었죠

등록 2010-07-28 19:09수정 2010-07-28 19:10

25일 몽골 바양노르에서 국제봉사활동에 나선 한국 학생들이 현지 학생들과 어울려 양동이로 기차놀이하듯 물을 나르고 있다.
25일 몽골 바양노르에서 국제봉사활동에 나선 한국 학생들이 현지 학생들과 어울려 양동이로 기차놀이하듯 물을 나르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푸른아시아
10여년 조림사업 벌여
봉사자들, 어깨 욱신거려도
“아시아 지키는 길” 보람
현지인과 일하며 마음 나눠
[현장] ‘희망숲 가꾸기 에코투어’ 참여한 젊은이들

“쑥쑥 자라거라, 나무야. 지구별을 지키는 생명줄이 되어다오” 몽골 초원에 부는 바람은 메마르고 거칠었다. 바람을 피해 물러나 있던 아이들이 하나둘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 며칠째 물 한 방울 만나지 못한 나무들이 손짓해 아이들을 불렀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양동이를 들고 바짝 마른 나무들을 찾아 종종걸음을 쳤다. 아이들의 장갑과 신발이 젖어 엉망이 되어가자 나무들은 점차 이파리를 반짝이며 싱싱하게 되살아났다.

25일 낮 2시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서쪽으로 200㎞ 떨어진 볼간아이막 바양노르솜. 한국에서 방학을 맞아 몽골로 ‘에코투어’에 나선 학생 9명이 끝없이 펼쳐진 초원을 누비며 나무에 물을 주고 있었다. 이번 국제봉사활동에는 대학 졸업생부터 초등 5학년까지 다양한 젊은이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또래가 비슷한 현지 바양노르학교 학생들과 짝을 지어 듬성듬성 심어진 나무들 사이를 부지런히 오갔다. 10ℓ들이 양동이를 두 손에 들고 광할한 초원을 오가노라면 금세 어깨가 부서질 듯 아파왔다.

한 달 전 인터넷을 보고 국제환경단체 푸른아시아의 희망숲 가꾸기 사업을 알게 된 방장현(16·경주여고2)양은 “한반도에 날아오는 황사의 절반이 발생하는 몽골을 지켜야 한반도도 아시아도 온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지원을 했다”며 “바양노르는 호수가 많은 동네였다는데 모두 말라가고 있어 지구 시민으로서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학생으로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부른두른(16·바양노르중3)양은 “한국 친구들이 일하는데는 서툴러도 참 진지하다“며 “몇해 뒤 열매를 딸 때까지 우정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들은 이날 9시간 동안 바양노르의 희망숲 85㏊ 중 3년 전 심은 차차르강나무 4000그루에 물을 주었다. 비타민이 풍부한 차차르강은 열매를 약재나 식용으로 쓴다. 한 나무에서 보리수같은 열매를 3~5㎏ 정도 따서 ㎏당 3500투그릭(3달러) 정도에 팔 수 있어 주민의 소득원으로 기대가 크다. 국제환경단체인 푸른아시아는 국토의 90%가 사막화하고 해 ‘아시아의 투발루’로 불리는 몽골에서 10년 전부터 조림사업에 나섰다. 겨울 건초와 차차르강 주산지인 바양노르 조림장은 이 단체의 5곳 몽골 조림지 200㏊ 중 가장 성공한 현장이다. 이 단체는 4년 전부터 건조화로 삶터에서 밀려나는 주민들을 설득하고 학교의 지원을 받아 조림에 성공을 거뒀다. 앞으로는 경기도만한 면적에 주민 1500여명이 유목하는 바양노르 마을을 포플러·차차르강·느릅나무 등으로 둘러싸 방풍림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푸른아시아는 유엔 지구환경기금(UNGEF)과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의 공인단체, 유엔 경제사회이사회(UNECOSOC)의 자문단체로 몽골에서 조림사업과 에코투어 등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울란바타르/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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