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관광사진 전국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아무개씨의 작품 ‘오륙도 정경’. 여름에는 흰색 부리 갈매기만 서식하는데 갈매기의 부리가 빨간색이어서 합성사진으로 들통났다. 부산경찰청 제공
지난해 수상 ‘오륙도 정경’ 조작 드러나
입선 3점도…“심사위원 육안검증 한계”
입선 3점도…“심사위원 육안검증 한계”
지난해 부산시가 주최한 부산관광사진 전국 공모전의 입상 작품 가운데 일부가 합성사진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수사과는 3일 지난해 7월13일~8월14일 열린 제10회 부산관광사진 공모전에 출품이 금지된 컴퓨터 합성사진을 제출해 상을 받은 혐의(업무방해)로 이아무개(49·여)씨와 홍아무개(6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대회를 주관한 한국사진작가협회 소속 6명의 심사위원은 합성사진을 가려내지 못하고 이씨의 작품 ‘오륙도 정경’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또 이씨의 또다른 작품 ‘해운대 야경’과 홍씨의 두 작품인 ‘환희’와 ‘질주’를 입선작으로 선정했다. 이씨는 대상 상금 350만원과 입선 상금 10만원 등 360만원, 홍씨는 20만원의 상금을 챙겼다. ‘오륙도 정경’은 부산 오륙도 앞 여름바다 풍경사진에 따로 촬영해 둔 갈매기 두 마리를 컴퓨터로 합성했으며, ‘해운대 야경’은 바다 위 불빛을 합성했다. 태종대 앞바다 등의 전경을 찍은 ‘환희’와 ‘질주’는 바다와 맞닿은 하늘의 구름을 합성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심사위원들의 눈을 완벽하게 속였던 합성사진들은 ‘오륙도 정경’에 등장하는 갈매기의 부리가 빨간색이어서 꼬리가 잡혔다. 여름바다에는 흰색 부리 갈매기가 날아야 하는데 이미 시베리아 등지로 떠나는 빨간 부리 갈매기 두 마리가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한국사진작가협회 부산시지회 최부길 지회장은 “출품자들이 고도의 기술을 이용한 합성사진을 출품하지만 심사위원들은 육안 검사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컴퓨터 합성사진 판별 전문가의 엄격한 검증이 뒤따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