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 국군벽제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이번 사고로 숨진 전영철(22) 상병의 이모 장영숙(40)씨가 조카의 영정을 두 손으로 어루만지며 \"네 엄마는 어떻게 살라고 너 혼자 가느냐\"고 오열하고 있다. 연합
연천 전방GP 총기난사사건으로숨진 희생자 8명의 시신이 안치된 양주병원 등 4개 국군병원은 19일 비보를 접한 유족들이 속속 도착해 시신을 확인하면서 울음바다로 변했다. 특히 일부 유족들은 "군측이 시신안치 병원을 잘못 알려줘 길바닥에서 시간을허비했다"며 항의하는가 하면 "군 관계자가 처음에는 병사들끼리 싸우다 사고가 났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군의 초기 대응에 불만을 터뜨렸다. 군(軍)은 헬기를 이용, 폐에 파편이 박힌 이건욱 상병을 부상자 김유학.박준영 일병과 함께 이날 오전 5시12분께 양주병원으로 옮겼으나 이건욱 상병은 도착과 함께 숨졌다. 군은 현장감식 등을 거쳐 이날 오후 GP장 김종명 중위와 조정웅.이태련.전영철.김인창.박의원.차유철 상병 등 나머지 7명의 시신을 양주병원을 포함해 포천 일동병원과 고양 벽제병원, 성남 수도병원 등 4개 병원에 분산 안치했다. 조정웅.이태련 상병의 시신이 안치된 양주병원에는 낮 12시 30분께 유족들이 정문에서 간단한 신원확인 절차를 거쳐 영안실로 가는 도중에도 오열을 참지 못했다. 조 상병의 어머니는 양주병원 정문 초병을 향해 "내 아들을 살려내라"고 울부짖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양주병원에는 합동분향소가 설치됐으며 오후 4시께 윤광웅 국방부장관이 김장수육군참모총장과 함께 조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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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창.전영철 상병의 시신이 안치된 고양 벽제병원에도 유족 20여명이 영정을붙잡고 울음을 참지 못했다.
김인창 상병의 아버지 길남(53)씨는 "제대해서 아빠일을 돕겠다는 효자였는데하늘이 무너지는 지경"이라며 "용돈을 못줘서 더 가슴이 아프다"고 슬퍼했다. 전영철 상병의 이모 장영숙(42)씨는 "언니가 지체장애여서 군에 있는 영철이가엄마를 부탁한다고 전화를 자주 했는데 언니가 어떻게 이겨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김 상병의 어머니 정석숙(47)씨와 전 상병의 이모 장씨 모두 오열하다 실신하기도 했다 성남 수도병원에 안치된 차유철 상병의 아버지 정준(52)씨는 "지난 4월 휴가나온 아들이 체력도 좋아지고 건강해 안심했었고 어버이날에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같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대견스러웠다"며 아들의 사망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군은 빈소를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하는 등 수습노력을 기울였으나 시신안치장소 등에 대한 통보가 미흡해 일부 유족들의 불만을 샀다. 전영철 상병의 유족은 "군이 오전 6시50분께 수도병원으로 안치장소를 알려줘가봤더니 병원에서 금시초문이라 했고 뒤늦게 벽제병원이라고 통보해 몇시간을 도로에서 허비했다"며 "영안실을 둘러보니 시설이 너무 안좋아 영철이를 두번 죽이는 것같다"고 말했다. 차유철 상병의 유족은 "아침에 뉴스를 보고 알았는데도 군에서는 '병사들끼리싸우다가 사고가 났다'고 했다가 나중에 '수류탄을 터뜨렸다'며 사건경위에 대해 2∼3차례 말을 바꾸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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