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천의 최전방 경계초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으로 숨진 김인창 상병의 어머니 정석숙씨가1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국군벽제병원에서 아들의 영정을 들고 통곡하고 있다. 고양/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연천GP서 일병이 8명사망, 2명은 부상 19일 새벽 2시30분께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사단에 딸린 최전방 경계초소(GP)에서 평소 선임병들의 폭력에 불만을 품고 있던 김아무개(22) 일병이 잠자던 소대원들에게 수류탄을 던진 뒤 경계초소 곳곳을 돌아다니며 소총으로 44발을 난사했다. 이로 인해 소초장 김종명(26·학군 41기) 중위를 포함한 소대원 8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김 일병은 이날 경계진지에서 근무 마감 시간 15분 전인 2시30분께 함께 근무하던 선임병 이아무개(23) 상병에게 “다음 근무자를 깨우겠다”며 내무반에 들어가 잠자던 소대원 25명을 향해 수류탄 1발을 던졌다고 군 관계자가 밝혔다. %%990002%%김 일병은 이어 상황실로 향하면서 체력단련장에 있던 김 중위를 소총(K-1)으로 사살했으며, 상황실 밖에 얼굴을 내밀고 동정을 살피던 이아무개(25·학군 42기) 중위에게도 총격을 가했다. 그러나 이 중위는 황급히 몸을 피해 무사했다. 김 일병은 이어 취사장에 있던 이건욱(21) 상병을 사살했고, 탄창을 바꿔 끼운 뒤 다시 내무반을 찾아가 총을 난사했다. 이 과정에서 전영철(22) 상병 등 6명이 숨졌다. 또 내무반에 있던 김유학(22) 일병 등 2명은 팔과 다리에 파편상을 입고 군 양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육군이 전했다. 합동조사단의 심문을 받고 있는 김 일병은 대학 재학 중 지난해 12월 입대해 올해 1월14일 이 부대 소초로 전입했다. 김 일병은 조사 과정에서 “언어 폭력뿐만 아니라 갈굼(괴롭힘)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일병이 소속한 소대는 다른 부대에 견줘 직속 선임병인 상병들의 비율이 일반 부대보다 많아 김 일병이 그만큼 군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방 경계초소에는 이등병이 들어갈 수 없어 김 일병은 소대에서 말단 사병에 해당된다. %%990003%%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참으로 안타까운 일로, 불의의 피해를 당한 장병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아침 8시40분께 윤광웅 국방부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부상자 치유와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사태의 원인과 동기를 철저히 밝혀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부에서 대국민 사과성명을 내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사망 장병과 유가족 여러분께 심심한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김성걸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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