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병사가 단독으로 철책을 넘어와 닷새 동안 전방지역을 배회한 사건을 조사 중인 군 당국은 19일, 북한군 병사가 철책을 넘을 때는 물론 2㎞ 떨어진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을 지날 때까지 검문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날 “북한군 초급병사 리영수(20)는 철책을 무사히 넘어온 뒤 관측이 쉬운 논둑을 따라 걸어 내려왔다”며 “도중에 3개 군 초소가 있었지만 인민군 복장의 북 병사를 검문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합참은 리씨가 최전방 남쪽 3중 철책 가운데 최북단 철책은 물이 흐르는 철책 하단부의 돌을 파내고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또 중간 철책을 지날 때는 경계병들이 출입하기 위해 설치했으나 지금은 사용하지 않은 철문 틈을 이용했으며, 남단 철책을 지날 때는 철책을 지탱하고 있는 지주(철기둥)를 타고 올라가 철조망을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리씨가 통과한 철책 인근 남쪽 초소는 각각 150m와 250m씩 떨어져있는데다 리씨가 통과한 지점을 사각지대로 하고 있었으며, 인근에 설치된 폐쇄회로(CC) 텔레비전은 각도가 맞지 않아 리씨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성걸 기자 sk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