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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엄청난 폭발음에 잠깨”

등록 2005-06-20 02:31수정 2005-06-20 02:31

부상병이 전하는 사고 순간

“처음엔 북한군이 쳐들어온 줄 알았다.”

다리에 총상을 입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국군양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박준영(22) 일병이 면회 온 어머니와 동생에게 전한 사고 당시의 순간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박 일병은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가 엄청난 폭발음에 놀라 잠에서 깼다. 순간, ‘전쟁이 터져 북한군이 쳐들어왔고, 이제 다 죽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주위를 둘러보니 함께 잠자던 동료들이 곳곳에서 피를 흘리며 나뒹굴고 있었다. 무릎이 시려 다리를 만져 보니 살점이 떨어져 나가 움푹 파인 것이 느껴졌고, 급히 붕대를 감아 지혈을 했다. 수류탄이 터지고 총알이 난사됐다. 그러나 침상의 난간 때문에 수류탄 파편을 직접 맞지 않고 유탄이 다리만 관통했다.

바로 옆에서 자던 동료는 목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급히 지혈을 하려는 도중에 숨이 끊어졌다. 박 일병은 다른 동료들한테도 지혈을 하려 했지만, 이미 상당수 동료들은 숨이 멎었거나 끊어져 가고 있었다. 고통에 신음하던 그는 헬기로 국군양주병원으로 이송됐다.

박 일병의 어머니는 “아들이 충격을 받아 말도 잘 못하고 눈물만 글썽였다”며 “‘(가해자 김 일병이) 이렇게까지 되기 전에 (다른 사람한테) 얘기를 하지’라며 이런 사고가 일어난 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양주/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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