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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신세대, 병영 ‘통제문화’에 부적응

등록 2005-06-20 10:05수정 2005-06-20 10:05

남북 분단상황에서 엄격히 통제된 병영문화와 신세대 병사들의 자유분방한 문화가 갈등을 빚고 있다.

19일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군내 각종 사건.사고에는 큰 틀에서 이같은 `문화적 충돌'이 하나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개인적인 성향의 차이는 있지만 최근 입대하는 신세대 병사들은 과거 선배들과는 달리 군 입대 이후 일종의 문화적 충격을 경험한다.

갈수록 개성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다 엄격히 통제된 병영문화에 적응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독자들의 어려움은 더할 것이다.

무엇보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한 내무반에 수 십명이 24시간 함께 먹고자며 집단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 병사들에게는 큰 어려움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입대한지 얼마되지 않은 이병이나 일병의 경우는 위에 층층이 있는 고참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처지다.

군대라면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매일 아침 같은 시각에 일어나 저녁 취침 때까지 되풀이되는 단조로운 생활패턴도 이들에게는 고역으로 다가온다.


사회에서는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는 자유가 있지만 본인 마음대로 밥을 굶을 자유도 제한되는 것이다.

일종의 항의 표시로 식사를 굶을 경우 영창까지 갈 수 있는게 군대다.

지난 해 육군에서만 8천여명이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복무 부적응자로 분류돼 심리치료 프로그램 교육센터인 `비전캠프'에 입소해 교육을 받았다.

이 같은 문화적 차이 뿐 아니라 신세대 병사들 간의 갈등도 문제의 한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가혹행위와 언어폭력 등 일제시대 잔재 문화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병사들 상호간에도 이 같은 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19일 총기를 난사한 김 일병의 경우도 선임병으로부터 받은 언어폭력 등에서 빚어졌다는 것이 육군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영화와 컴퓨터 게임 등 입대 전 사회에 팽배해 있는 각종 폭력문화가이들 신세대 병사들의 의식속에 잠재돼 있다 엄격한 군내 환경에서 촉발된다는 분석도 있다.

김 일병은 실제 내무반에 수류탄을 투척한 후에도 상황실 제압을 시도하는 한편함께 경계근무를 서던 병사들을 살해하려고 시도하는 등 믿기지 않은 행동을 보였다.

19일 현장검증을 다녀온 한 군 관계자는 "남아 있는 사고 흔적을 보면서 마치컴퓨터 게임을 보는 듯 참혹했다"고 전했다.

이들 신세대 병사들과 함께 생활하는 야전 지휘관들에게도 고충은 많다.

이들은 전투력 측정 및 검열, 부대관리 등에 이어 휘하 병사들의 고민을 일일이듣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라며 고충을 털어놓고있다.

또 나름대로 노력하지만 신세대 병사들의 사고를 따라잡기에는 엄연한 세대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 이들 지휘관의 설명이다.

야전 지휘관들은 따라서 병사들을 정예화된 군인으로 만들 것이냐, 아니면 문제발생을 피하기 위해 무사안일 및 보신주의로 갈 것이냐를 놓고 늘 고민중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조건속에서도 병사들의 `나약성' 못지 않게 장교들 역시 스스로의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군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병사를 무조건 시켜서 따르도록 하는 수동적 존재로 대해서는 안된다"며 "안보를 함께 책임지는 파트너로 인식, 이들을 격려하고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휘관들이 현장에서 병사들과 함께 뛰고 땀을 흘리는 부대는 아무런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지휘관들의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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