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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우리의 노래, 위안부 할머니들께 위로되길

등록 2010-08-19 19:20수정 2010-08-20 18:32

한겨레 평화의나무합창단 정은숙 단장을 비롯한 단원들이 지난 12일 ‘한-일 시민의 합창’ 공연을 함께 할 일본 사이타마 우타고에 합창단원들이 보내온 쌀과 우리쌀을 한 데 모으고 있다. 이 쌀은 공연 후원을 위한 ‘평화 막걸리’로 빚어질 예정이고, 글씨는 박재동 화백이 기증했다.(작은 사진)  한겨레평화의나무합창단 제공
한겨레 평화의나무합창단 정은숙 단장을 비롯한 단원들이 지난 12일 ‘한-일 시민의 합창’ 공연을 함께 할 일본 사이타마 우타고에 합창단원들이 보내온 쌀과 우리쌀을 한 데 모으고 있다. 이 쌀은 공연 후원을 위한 ‘평화 막걸리’로 빚어질 예정이고, 글씨는 박재동 화백이 기증했다.(작은 사진) 한겨레평화의나무합창단 제공
강제병합 100돌 합동공연 여는 한·일 시민합창단
일 ‘우타고에’, ‘평화의 나무’에
‘고통의 세월 사과 공연’ 제안해
양국 쌀로 ‘평화막걸리’도 제조

“너무 작아서 민망하지만, 제가 가진 한 줌 ‘평화의 노래’가 한세기가 지나도록 아물지 않는 위안부 할머니의 아픔을 씻겨드렸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2일 밤 서울 공덕동 연습실에서 노래를 부르던 한겨레 평화의나무합창단의 단원 임재옥(45·주부)씨는 한순간 목이 메어 입술을 꼭 다물었다. 그러나 연습실은 곧 “아들아, 네가 커서 어른이 되면 남의 침략 받지 않는 나라 만들고”라는 ‘어머니 말씀’ 합창소리로 가득 찼다.

합창단원들은 강제병합 100년 공동행동 실행위원회 주최로 28일 저녁 7시30분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한·일 시민의 합창-평화, 그날이 오면’ 공연을 하고자 지난 6개월동안 매주 한두차례 맹연습을 해왔다. 이날 무대에는 한국에서 평화의나무 합창단 60여명과, 일본의 시민합창단인 사이타마현의 우타고에합창단 40여명 등 모두 100여명이 함께 선다. 한-일 시민들이 100년 만에 처음으로 목소리를 합쳐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노래로서 ‘사과’하고 ‘위로’하는 자리다.

이번 합동공연은 일본 전국에 걸쳐 조직된 진보성향 시민합창단인 우타고에(노랫가락)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1950년대부터 환경·인권·평화·노동 등을 주제로 공연을 해온 우타고에는 80년대부터는 해마다 3·1절, 5·18, 8·15 때마다 자비로 한국을 찾아서 독자적인 참배 행사를 펼쳐왔다.

2007년 한겨레 통일문화재단을 통해 시민합창단인 평화의나무와 인연을 맺고 지난해 10월 정기공연에 참관단도 파견했던 우타고에는 일제의 강제병합에 대한 사과의 무대를 한국에서 열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이후 두 합창단의 대표단이 각각 도쿄와 서울을 방문하며 공연 주제와 일정 등을 조율한 끝에 우리말과 일어로 같이 부를 곡목들을 각각 연습해왔다.

이들이 함께 부를 노래들 중에는 <어머니 말씀>을 비롯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그날이 오면>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등 일제의 침략을 규탄하는 의미를 담은 곡들이 많다. 하지만 일본 단원들은 군위안부 등 일제의 침략사 공부를 하면서까지 진심을 기울여 공연 준비를 해왔다.


평화의나무 대표 정경모(43·컨설턴트)씨는 “강제병합 100년의 아픈 과거사를 넘어 한-일 두 나라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런 진실한 마음에 바탕을 둔 사과와 이해가 필요하다”며 “평범한 시민들의 합창이 큰 울림이 되는 자리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겨레 통일문화재단은 이런 공연 취지를 살리고자 한-일과 동아시아의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 막걸리’를 빚어 공연 후원자들에게 답례품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지난 12일 사이타마에서 보내온 일본산 쌀과 평화의나무 단원들이 십시일반 모아온 우리쌀을 합한 ‘화해의 쌀’을 비롯 전국농민회총연맹에서는 보내온 ‘통일쌀’ 등 일반 시민들로부터 쌀이나 성금을 모아 막걸리를 빚는다. 28일 공연이 끝난 뒤에는 삼청동 윤보선 고택에서 ‘평화막걸리 시음회 겸 한일 화합의 밤’ 행사도 한다.

‘평화 막걸리’의 쌀 후원이나 성금은 통일문화재단으로 보내면 된다. (02-706-6008·angelika79@naver.com·하나은행 555-910009-49705)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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