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3개고교 조사…일반고 때보다 고소득 부모 늘어
올해 처음으로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로 전환한 서울 지역 13개 고교 신입생의 부모 직업을 조사했더니, 일반고 시절 입학한 2학년 학생들과 견줘 고소득 직종은 는 반면 저소득 직종은 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가 부유층의 자녀들이 주로 다니는 외국어고처럼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서울 지역 13개 자사고 신입생 4753명 가운데 아버지의 직업이 전문직인 학생은 10.5%, 경영·관리직인 학생은 14.6%로 이를 합치면 25.1%로 나타났다. 전문직에는 법조인, 의사, 회계사 등이, 경영·관리직에는 5인 이상 고용 경영주와 대기업 부장 이상 간부, 고급 공무원 등이 포함된다.
13개 고교가 일반고일 때 입학한 2학년의 경우 이 두 직종 종사자의 자녀 비율은 19.5%(전문직 8.6%, 경영·관리직 10.9%)였으며, 3학년은 18.8%(전문직 7.6%, 경영·관리직 11.2%)였다. 고소득 직종 종사자 자녀가 2·3학년에 견줘 각각 5.6%포인트, 6.3%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반면 아버지의 직업이 판매·서비스업, 소규모 농·축·수산업, 비숙련 노동자 등 저소득 직종으로 분류되는 학생은 1학년이 14.7%로 2학년(23.3%)과 3학년(22.9%)에 견줘 훨씬 낮았다. 이런 결과는 정부가 자사고 신입생의 20%를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채우도록 의무화했음에도, 자사고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배경의 양극화가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권 의원실은 진단했다. 또 자사고 1학년생 가운데 14.9%가 월평균 사교육비로 50만원 이상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학년생 가운데 50만원 이상 지출자 비율(12.0%)보다 3%포인트쯤 높은 수치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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