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원인 도화선…
문제해결 방식 차단 무력한 선택 군은 그동안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자살을 포함한 사망사고가 크게 줄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육군 안에서 일어난 사망사고는 1980년 518명에서 1990년 404명, 2000년 147명, 지난해에는 102명으로 줄었다. 자살사고는 1990년 101명이던 것이 2004년에는 53명으로 줄었다. 군은 이런 사망사고율과 자살사고율이 민간 사회보다 크게 낮은 것이라고 말한다. 또 자살사고의 경우 복무부적응이나 업무부담 등 군대에 원인이 있는 자살은 줄어들고, 가정환경이나 연애문제, 신병비관 등 개인의 문제에 원인이 있는 자살이 늘고 있다고 육군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민간 전문가의 시각은 상당히 다르다. 조용범 박사는 “군인은 이미 인성검사를 통해 정신이상자가 걸러졌기 때문에 사고율을 민간 사회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군대는 이상 징후를 보이는 사람이 자살사고 등을 일으키지 못하게 할 수 있는 감시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자살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지 자살유인 자체가 적은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박사는 육군이 자살의 원인을 개인적인 문제 등 군대 외부에 있는 것으로 볼수록 자살 또는 타살사고 방지 가능성은 그만큼 멀어진다고 지적한다. 자살을 일으키는 원인을 심리학에서는 거리로 따지는데, 가장 거리가 가까운 원인이 실제로 자살을 실행하는데 결정적이다. 병사한테는 바깥 사회에 있는 애인보다 같은 내무반의 고참이 더 가까운 원인이라는 것이다. 조 박사는 “애인이 헤어지자고 해도 사회에 나와있으면 애인 집 앞에서 기다린다든지 계속 전화를 한다든지 다양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지만, 군대에서는 그런 선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이 자살로 이어지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대가 자발적인 애국심을 일으키는 장소가 아니라 강제로 수용된 장소라는 생각을 가진 병사들은 어떤 문제에 부닥쳤을 때 사회에서 가능한 모든 문제해결 방식이 차단됐다고 느끼고 자살이나 타살 등 폭력적 방법을 대안으로 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문제해결 방식 차단 무력한 선택 군은 그동안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자살을 포함한 사망사고가 크게 줄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육군 안에서 일어난 사망사고는 1980년 518명에서 1990년 404명, 2000년 147명, 지난해에는 102명으로 줄었다. 자살사고는 1990년 101명이던 것이 2004년에는 53명으로 줄었다. 군은 이런 사망사고율과 자살사고율이 민간 사회보다 크게 낮은 것이라고 말한다. 또 자살사고의 경우 복무부적응이나 업무부담 등 군대에 원인이 있는 자살은 줄어들고, 가정환경이나 연애문제, 신병비관 등 개인의 문제에 원인이 있는 자살이 늘고 있다고 육군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민간 전문가의 시각은 상당히 다르다. 조용범 박사는 “군인은 이미 인성검사를 통해 정신이상자가 걸러졌기 때문에 사고율을 민간 사회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군대는 이상 징후를 보이는 사람이 자살사고 등을 일으키지 못하게 할 수 있는 감시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자살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지 자살유인 자체가 적은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박사는 육군이 자살의 원인을 개인적인 문제 등 군대 외부에 있는 것으로 볼수록 자살 또는 타살사고 방지 가능성은 그만큼 멀어진다고 지적한다. 자살을 일으키는 원인을 심리학에서는 거리로 따지는데, 가장 거리가 가까운 원인이 실제로 자살을 실행하는데 결정적이다. 병사한테는 바깥 사회에 있는 애인보다 같은 내무반의 고참이 더 가까운 원인이라는 것이다. 조 박사는 “애인이 헤어지자고 해도 사회에 나와있으면 애인 집 앞에서 기다린다든지 계속 전화를 한다든지 다양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지만, 군대에서는 그런 선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이 자살로 이어지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대가 자발적인 애국심을 일으키는 장소가 아니라 강제로 수용된 장소라는 생각을 가진 병사들은 어떤 문제에 부닥쳤을 때 사회에서 가능한 모든 문제해결 방식이 차단됐다고 느끼고 자살이나 타살 등 폭력적 방법을 대안으로 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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