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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순간] ‘망향 4대’ 주름 깊은 외침

등록 2010-08-31 22:23수정 2010-09-01 10:06

시민대회에 참석한 강제징용 1세대 노인이 슬픔과 기대가 섞인 눈빛으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시민대회에 참석한 강제징용 1세대 노인이 슬픔과 기대가 섞인 눈빛으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강제병합 100년’ 사할린 시민대회 현장
한일강제병합조약이 선포된 지 꼭 100년이 흐른 지난 29일, 15만여명의 조선인이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던 사할린에서 한인연합회가 주최한 ‘강제병합 100년 사할린 시민대회’가 열렸다. 인천에서 비행기로 3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땅 사할린. 이제는 백발이 된 징용 1세부터 금발의 머리를 휘날리는 4세들이 뒤섞인 3천여 한인 가족들이 이날 사할린의 주도 유즈노사할린스크의 가가린 공원에 모여 일본의 배상과 참회를 촉구했다. 대회는 러시아어로 진행됐다. 후반부에 한인 대학생이 사회를 보면서야 우리말이 흘러나왔다. 한 발언자가 “일본 사람들은 사할린 문제를 모르고 있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분노하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사할린 동포들은 일본을 향해 ‘과거사를 청산하고, 사할린 한인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외쳤다. 한국에서 온 가수들이 흘러간 옛 노래를 부르자 1세와 2세 노인들은 하나 둘씩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참석자들은 간간이 떨어지는 빗방울에 눈물이 뒤섞인 채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전남 보성 출신의 이옥순(84·앞줄 가운데) 할머니는 19살에 사할린에서 광부로 일하던 이삼동씨에게 시집와 지금껏 사할린에서 살고 있다. 증손자까지 한자리에 모이면 35명의 대가족이다. 4대가 한자리에 모처럼 모였다.
전남 보성 출신의 이옥순(84·앞줄 가운데) 할머니는 19살에 사할린에서 광부로 일하던 이삼동씨에게 시집와 지금껏 사할린에서 살고 있다. 증손자까지 한자리에 모이면 35명의 대가족이다. 4대가 한자리에 모처럼 모였다.
유즈노사할린스크 시내에서 차로 20분 거리의 공동묘지.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곳에서 숨진 강제징용 1세대들의 묘가 곳곳에 있다. 빛바랜 사진과 서툰 한글이 적혀 있어 한인 묘지 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유즈노사할린스크 시내에서 차로 20분 거리의 공동묘지.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곳에서 숨진 강제징용 1세대들의 묘가 곳곳에 있다. 빛바랜 사진과 서툰 한글이 적혀 있어 한인 묘지 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3천여명의 한인과 가족들이 시민대회에서 일본의 과거사 참회와 사할린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있다.
3천여명의 한인과 가족들이 시민대회에서 일본의 과거사 참회와 사할린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있다.
가족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위쪽을 바라보고 있다. 사할린 동포사회가 4대까지 이어지면서 파란 눈동자와 금·갈색 머리의 후손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족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위쪽을 바라보고 있다. 사할린 동포사회가 4대까지 이어지면서 파란 눈동자와 금·갈색 머리의 후손들이 늘어나고 있다.

유즈노사할린스크/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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