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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군발표-유족 주장 ‘팽행선’달려

등록 2005-06-22 09:39

지난 19일 경기도 연천군 비무장지대(DMZ)내 GP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이 나흘째를 맞고 있지만 진상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군 당국이 2차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새로운 수사본부를 꾸려 보강수사에 착수했지만 유족들은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의혹제기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팽팽히 맞서는 양측 주장과 이를 중심으로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을 중간 점검해본다.

◇ 범행동기 = 군은 김아무개 일병이 평소 선임병들의 인격모독에 가까운 언어폭력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결심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가해자의 진술에만 의존한 부실수사"라며 군 당국이 밝힌김 일병의 범행동기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유족들은 "학교동창이자 입대동기인 천모 일병도 '김아무개 일병의 행동을 사전에예측할 수 없었다'고 말할 정도였다"며 "선임병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김 일병의 '게임식 사고'가 범행동기"라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구타나 가혹행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을 갖고 있지만 현재까지 이를뒷받침할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으며 군도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가인권위원회는 21일 사고 GP 부대원들이 소속한 연대에서 병사들간 구타와 금건거래가 있었다는 연대 차원의 조사결과를 밝혔다.

그러나 이는 연대차원의 조사에서 나온 것으로 사고 GP에서 발생한 일인지 여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수류탄 투척 후 총기난사' 맞나 = 군은 김 일병이 내무반에서 먼저 수류탄을투척한 후 소초장 김종명 중위와 상황실, 취사장에 있던 조정웅 상병에게 사격을 가한 뒤 내무반으로 다시 돌아와 총기를 난사했다고 밝혔다.

김 일병의 범행과 관련한 구체적인 행적은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데 가장 중요한 단서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유족들은 생존한 부대원들과의 면담 등을 통해 나온 것이라며 김 일병이소초장 김 중위와 조 상병을 먼저 사살하고 내무반으로 들어와 수류탄을 투척하고동시에 총기를 난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26명이 취침한 내무반서 사상자는 10명뿐 = 군 당국의 발표대로라면 김 일병은 내무반에서 수류탄 1발을 투척하고 25발 가량의 실탄을 난사했다.

당시 내무반에는 부소초장(하사)을 포함해 총 26명이 취침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내무반 사상자는 사망자 6명, 부상자 4명 등 총 10명으로 수류탄으로 사망한 병사는 박의원 및 이건욱 상병 2명 뿐이다.

이에 대해 유족측 등에서는 상식적인 판단으로도 훨씬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을것이라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군은 "김 일병이 조준이 아닌 지향자세에서 소총을 자동연발로 놓고 방아쇠를당겼고 수류탄도 박의원 상병이 충격의 50∼60%을 혼자서 감당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해 규모가 적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건 당시 내무반 부대원 모두 잠들었나? =18일 오후 11시부터 19일 0시40분께까지는 청소년대표팀 축구경기가 TV를 통해 중계됐다.

부대원들중 일부는 소초장 김 중위가 사망한 체력단련실에 마련된 TV를 통해 축구경기를 시청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와 관련, 사건 발생 당시 내무반에서 26명이 잠들어 있었다는 군 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일부는 깨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음주나 회식 등이 있지 않았나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군은 "TV 시청은 있었지만 음주나 회식은 없었다"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김 일병의 범행 후 계획은? = 김 일병은 수류탄 투척과 소총에 장전된 실탄을다 사용한 후 옥상 초소로 올라가 선임병 이모 상병과 함께 경계근무를 서는 태연함을 보였다.

또 동료 병사들과의 대질과정에서 자신이 범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까지 범행을 철저히 숨겼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김 일병이 완전범죄를 꿈꾸고 적에 의한 소행으로 위장을시도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왜 취침자리가 바뀌었나? = 박의원 상병은 자신의 자리가 아닌 조정웅 상병의자리에서 잠을 자다 수류탄으로 처참히 희생됐다.

또 이건욱 상병도 원래 자신의 자리 반대편에서 수류탄 파편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된 것도 새롭게 확인돼 의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조사중이지만 전방 GP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GP에서 근무했다는 한 전역병도 "GP는 항상 1개 분대는 근무를 서기 때문에 내무반은 2개 분대가 취침하면 적당할 정도로 협소한 크기"라며 "원래 자리가 비는 대로 잔다"고 말했다.

△유독 상병만 사망했나? = 총기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8명중 소초장 김종명 중위를 제외하고 나머지 7명은 전원 상병이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김 일병이 이들 선임병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했을 가능성과 병장 등 일부 부대원들이 사건 당시 잠을 자지 않았을 상황 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군은 내무반 취침인원 26명 가운데 상병이 절반이 넘는 14명으로 제일많아 당연히 상병 계급의 희생자가 많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상병만 피해를 입은 것이 아니라 부상자 4명은 전부 일병이라며 계급과 피해상황에 특별한 상관관계는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폭발.난사 이후 옥상 경계병들은 뭐했나? = 수류탄이 터지고 총기가 난사되는상황에서 이들은 뭘하고 있었느냐 것이다.

더구나 옥상 남측에 설치된 초소에서는 고개를 조금만 내밀면 내무반으로 들어가는 복도 입구가 시야에 들어온다는 사실이 21일 GP 현장방문 결과 드러났다.

군은 이에 대해 근무자들은 당시 적에 의한 공격으로 판단, 전방에 대한 경계에돌입해 사태를 주시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계초소 바로 밑 내무반에서 폭음이 들렸는데 방향조차 감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군은 2차례에 걸친 수사결과 발표에도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별도로 수사본부를구성해 22일부터 본격적인 보강수사에 들어갔으며 수사본부에는 인권위 관계자 4명과 유족대표 8명도 참관인 자격으로 참여시켰다.

그러나 군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사과정에서 양측의 갈등과 불협화음이 계속돼 자칫하면 이번 사건이 `제2의 김 훈 중위 사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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