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만 16살부터 가능한데 황당한 독려공문
만 16살이 넘지 않으면 헌혈을 할 수 없는데도 교육과학기술부와 일부 시·도 교육청이 일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헌혈을 한 번 하면 자원봉사 4시간을 한 것으로 인정해주겠다”는 공문을 보내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11일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교과부는 지난달 1일 “‘사회복지 자원봉사 시간 인정 기준’ 시행에 따라 전혈 및 성분헌혈 1회를 자원봉사 4시간으로 인정할 테니 학생들에게 홍보해달라”는 공문을 각 시·도 교육청에 내려보냈다. 교육청들은 이 공문을 일선 초·중·고에 전달했고, 일부 학교에선 이런 내용을 학생들에게 공지하기도 했다. 울산시교육청의 경우 산하 초·중·고교 모두에 해당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 ㅈ초등학교는 누리집을 통해 “헌혈이 자원봉사로 인정되니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공지했다.
이 때문에 주요 포털 사이트에는 “만 14살인데 어디에서 헌혈을 할 수 있느냐” 등의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 헌혈의 집 관계자는 “최근 헌혈을 할 수 있느냐는 초·중학생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한적십자사가 정한 헌혈자 기준은 ‘만 17살 이상, 남녀 50㎏ 이상’이다. 가장 기준이 낮은 ‘320㎖ 전혈 헌혈’의 경우에도 만 16살 이상부터 가능하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할 수 있는 헌혈은 없는 것이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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