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경마장 매출 비중 커져…사감위 ‘축소’ 권고 무시
한국마사회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권고를 무시한 채 도박중독의 온상으로 지목되는 실내경마장(장외발매소)의 매출비중을 늘려가는 등 공기업에 어울리지 않은 반사회적인 돈벌이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14일 마사회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전국 32곳에서 운영되는 실내경마장의 올해 매출비중이 마사회 전체의 72.0%로, 2008년의 68.8%, 지난해의 70.5%보다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감위는 2008년 11월 ‘사행산업 건전산업 종합계획’에서 실내경마장을 도박중독자 양산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하고, 2013년까지 실내경마장 매출비중을 50%까지 낮출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김효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제주경마본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마사회가 사감위의 감독과 지도를 무력화시키고, 경마수익 올리기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의 송훈석 의원은 “경마 게임 이용자의 도박중독 유병률이 2008년 66.7%에서 지난해 78.3%까지 최악의 상황으로 높아졌다”면서 “여러 사행산업 중에서도 경마의 중독성이 가장 심각한데도 마사회가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감 자료에서는 구매상한(1인 1회 10만원)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에서도 경마장이 다른 사행사업장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후 올 8월까지 경륜·경정·카지노를 포함한 전체 사행사업장 위반건수 5028건 중 경마장이 2872건으로 무려 57%를 차지한 것이다.
이와 함께 정범구 민주당 의원은 마사회 자료분석을 통해 경마장 입장객 한명이 하루에 구입하는 평균 마권 금액이 2006년 27만원에서 지난해 35만원으로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1인 평균 마권 구입액이 가장 많은 중랑 실내경마장은 무려 86만원에 이르렀다. 정 의원은 “경마장 이용자의 절반 정도가 소득 200만원 이하인 서민인데, 마사회가 이들의 고액 베팅을 방치하고 있다”며 “사감위가 권고한 전자카드제를 전면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장 입구에서는 순천시 시의원 등이 마사회가 추진중인 순천장외발매소 사업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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