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미305호’ 9일 케냐 해상서
한국인 2명이 승선한 어선이 케냐 해상에서 조업을 하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지난 9일 케냐 라무 지역 근처 연안에서 조업중이던 케냐 선적 금미305호(241t)가 해적에게 피랍됐다”며 “이 배에는 선장 김아무개(54)씨와 기관장 김아무개(67)씨 등 한국인 2명을 비롯해 중국인 선원 2명, 케냐인 39명이 승선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 당국자는 “금미305호의 선적은 케냐이지만 실제 소유주는 선장의 가족”이라며 “아직 해적들로부터 연락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미305호는 현재 해적들의 본거지인 모가디슈 북쪽 하라데레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미305호는 한 달여 전부터 라무 16㎞ 해상에서 2개 조로 24시간 게잡이 조업을 해왔다. 피랍 지역은 소말리아 해적들의 본거지에서 400㎞ 이상 떨어져 있으며, 케냐 해군의 순시구역으로 알려졌다. 육지와 전화통화도 가능한 곳이다. 이 때문에 무장한 해적들이 야간에 배를 기습해 납치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소말리아 해적 내에는 다양한 부류가 존재하고 있어 어떤 세력이 피랍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재외동포영사국 내에 피랍대책본부를, 주케냐 대사관에 현장대책본부를 각각 설치하고 상황을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선장 김씨는 부산에 사무실을 둔 원양어선 업체 금미수산 대표였으나, 경영난으로 지난해 폐업하고 케냐 현지에서 배 한척으로 대게잡이 조업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탓에 통상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는 해적과의 협상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난 4월4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30만t급 대형 유조선 삼호드림호도 피랍 190일이 넘도록 사태 해결에 큰 진전이 없는 상태다. 피랍 당시 이 배에는 한국인 5명을 포함해 선원 24명이 타고 있었다. 삼호드림호의 경우 석방 전문가 등이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으나 석방 조건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협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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