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대우의 해외금융조직 비에프시(BFC) 관리를 담당했던 이동원 전 ㈜대우 영국무역법인장과 이상훈 전 ㈜대우 전무를 다음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
소환될 두 전직 임원은 비에프시의 자금 흐름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들이다. 지난 2001년 검찰 수사와 재판 때도 이들은 “김 회장의 프랑스 니스 포도농장 구입비 등으로 500만달러가 비에프시를 통해 지급됐고, 김 회장의 카드대금과 자녀 유학비, 대학 기부금, 미국의 아파트 관리비 및 세금 등도 비에프시 계좌에서 나간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당시 비에프시 과장급 실무자 2명을 이날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비에프시에서 국내로 송금한 돈의 성격과 사용처 등을 캐물었다. 검찰은 참고인 조사 결과와 계좌추적 자료 등을 바탕으로 다음 주부터 직접 김 전 회장을 상대로 돈의 사용처를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필요하면 당시 임원들과 대질신문을 벌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비에프시가 국내로 보낸 수백여건의 송금 내역 가운데 사용처가 의심스럽다고 판단되는 부분만 골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위장계열사 설립 등 독점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가 고발해 온 사건도 조만간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수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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