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때 의지했던 너희들…미안하다…편안히 잠들어라
연천 총기사고로 숨진 장병과 함께 근무했던 전역병이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한 통이 인터넷에 올라 누리꾼(네티즌)들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조정웅, 너처럼 착한 놈은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못볼 거다. 내 군번줄 평생 간직한다고 달라고 했던 이태련. 차유철, 말없이 항상 나 힘들 때 쳐다보고 있던 놈. 전영철, 집에 오기 전 날 레슬링 하자고 그렇게 귀찮게 하더니…, 너 땜에 1년 진짜 즐거웠다.”
신아무개씨는 자신의 사이월드 미니홈피에 ‘좋은 곳 편안한 곳으로 가거라. 얘들아’라는 글에서 숨진 장병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면서 애도했다. 그는 박의원 상병에게 “너 밥하는 거 도와주고, 진짜 니 꿈에서까지 나 나온다고 사랑한다고 했던 우리 의원이…”라며 슬픔을 삭혔다. 그는 “우리 귀여운 김인창, 군생활 하면서 나를 친형으로 생각한다고 했던 놈”, “항상 애교 떨면서 형형 하던 놈”이라며 김 상병과 이건욱 상병을 추억했다.
김종명 중위에 대해서는 “지피장님 전역하고 항상 잘되고 성공하면 꼭 연락하라고 하셨던 좋으신 분”이라고 썼다. 병원에 누워있는 장병들의 쾌유를 비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유학, 박준영, 꼭 일어나라.” 그의 편지는 희생된 장병에게 “너희가 나 전역하는 날에 ‘안 가면 안되냐’고 했을 때 그냥 한번씩 껴안아 주고 나왔는데…. 미안하다, 진짜 미안하다. 좋은 곳에서 편안히 잠들어라”는 말로 맺고 있다.
신씨는 사고를 낸 김아무개 일병에게도 “죄는 벌받아 마땅하나 사람은 미워할 수 없으니, 그래서 더 슬프구나”라고 썼다.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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