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협력사서 매달 3천만원 급여
모두 5억…청탁대가 40억중 일부 추정
모두 5억…청탁대가 40억중 일부 추정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인 ㅇ공업에서 40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천신일(67·사진)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이 회사에 출근도 하지 않은 채 다달이 수천만원씩의 월급을 받은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이명박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천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인 ㅇ공업 등에 출근하지 않고도 월급 명목으로 매달 3000만원 가량을 수령하는 등 모두 5억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중이다. 검찰은 천 회장이 금융계에 대출청탁 등을 해주는 대가로 받은 이 돈이 40억여원의 일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매년 7억원이던 이 회사 임원급여 총액이 2009년에는 두배 수준인 14억6000만원으로 늘어났다.
또 ㅇ공업은 2006년부터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인수·합병에 뛰어들어 몸집을 불렸다. ㅇ공업은 2007년까지 적자를 냈다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들어 매출액이 전년도의 2배 수준인 1100여억 원으로 껑충 뛰고 130여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등 급성장했다.
검찰은 ㅇ공업 이수우(54·구속 기소) 회장과 고향 선·후배 사이인 천 회장이 이 회사를 위해 금융권 로비 등 각종 민원을 해결해준 대가로 이처럼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관련자의 진술과 정황 등을 이미 확보해놓은 상태이며, 외국에 머물고 있는 천 회장이 입국하는 대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혐의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천 회장은 검찰이 임천공업을 압수수색한 뒤인 지난 8월 곧바로 일본으로 출국해 해외에 머물며 귀국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천 회장의 가족과 변호인을 통해 소환 통보와 함께 귀국을 종용하고 있으나 천 회장이 병치료와 사업상의 이유로 입국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천신일 회장이 일본 아카사카에서 밤마다 술집에 나타난다고 의원 사무실로 (제보) 전화가 오고 있다”며 “검찰은 뭐하고 있는 거냐”고 추궁했다. 이에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한 차례 소환통보를 한 걸로 알고 있고 계속해서 (소환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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