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누리집에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한 누리꾼의 고발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숨진 채 발견된 서울중앙지법 소속 공익근무요원 강아무개(25)씨(<한겨레> 10월27일치 8면)의 부검 결과가 나왔지만 사망시각조차 추정되지 않아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최근 내놓은 3쪽짜리의 강씨 부검 결과 보고서에서 사인이 ‘추락의 충격으로 인한 두개골과 내장 파열’이라고 밝힌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지난달 16일 강씨의 주검이 발견된 뒤 서울 서초경찰서는 국과수에 정밀 부검을 의뢰한 바 있다.
하지만 부검 보고서에는 강씨의 사망 추정 시각조차 써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씨는 지난달 15일 정오께 근무지에서 자취를 감춘 뒤 다음날 오후 3시30분께 주검으로 발견돼 사망시각이 언제인지가 관심을 끌어왔다. 국과수 관계자는 “사망시각은 경찰이 주검 발견 직후 현장에서 체온과 경직 정도 등을 측정해 추정했어야 하는 문제”라며 “만일 경찰이 사망시각 등 추가 의혹에 대한 수사 상황을 우리 쪽에 알려줬다면 좀더 자세히 부검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초서는 “사망시각은 큰 의미가 없다”며 “부검 결과 추락사가 분명하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유족들이 제기하는 타살 의혹은 법원 내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조사하면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인권단체연석회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은 강씨 사망의 진상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5일 서초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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