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지서는 A4크기란 고정관념 버렸죠”
“단 1g의 ‘군살’을 뺏을 뿐인데, 결과는 수십억원이 절약되고 있답니다.”
‘반짝 아이디어’로 과속이나 신호위반 등을 한 운전자에게 날아가는 교통단속 관련 고지서의 무게를 줄여 빠듯한 경찰 살림살이에 주름을 편 경기지방경찰청 교통과 정철훈(39) 경사의 흐뭇한 한마디다.
정 경사는 지난 2월 우체국으로부터 우편물 요금인상 통보를 받았다. 우편물 요금은 무게가 5g이하일 때 190원, 그 이상일 때는 220원으로 30원의 차이가 났다. 예산이 빠듯한 경찰서로서는 추가 요금 부담이 결코 적지 않은 액수였다.
궁리 끝에 그는 ‘돈이 없으면 살을 빼야 한다’는 생각에 A4용지 크기의 교통단속고지서 무게를 달아본 결과 6g이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여백을 1㎝씩 줄이자 5g으로 줄어들었다. 장당 30원의 추가부담이 사라졌다.
한해 450만~500만 건의 각종 교통단속 관련 고지서를 우편발송하는 경기지방경찰청은 정 경사의 작은 노력으로 연간 1억3500만~1억5천만 원의 우편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 경사는 “고지서가 꼭 A4용지 크기일 필요는 없지 않느냐”면서 “고정된 생각을 바꾸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경찰 예산도 얼마든지 절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 경사의 아이디어는 ‘우편물 예산절감 방안’으로 경찰 혁신사례로 뽑혔고, 경찰청은 현재 전국 14개 지방경찰청에 이를 본받아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수원/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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