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산골 가족의 ‘초고속 감탄사’
오지마을 찾아온 초고속인터넷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열흘 남짓 앞둔 수험생 임동우(범서고3·맨 오른쪽)군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의 산골마을에 살고 있다. 매일 아침 버스를 타고 1시간30분을 달려 학교에 간다. 이 산골마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지난달 말 농어촌마을 광대역가입자망 구축사업으로 초고속인터넷 선이 들어온 것이다. 동우군은 전용선이 설치되기 전에는 교육방송(EBS) 수능강의 한 과목을 내려받으려면 자그마치 17시간씩이나 걸렸다고 한다. 저녁에 공부를 마치고 내려받기를 시작하면 다음날 학교에 다녀와도 내려받기가 덜 되었을 정도로 전화선으로 연결된 인터넷 속도는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지금은 단 5분 만에 내려받기 끝.
동생 동기(두광중·맨 왼쪽)군은 인터넷 전용선이 연결된 날 “와~” 하고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터뜨렸다고 한다. 인터넷을 통해 공부도 하고 게임도 할 수 있어서 잔뜩 부풀어 있다. 사실 전용선 설치로 가장 기쁜 사람은 임성근(75·가운데) 할아버지다. 할아버지는 지상파 방송도 잘 나오지 않는 산골에서 전화선에 연결된 인터넷으로 바깥세상과 소통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저녁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마우스를 가져갈 때마다 바로 척척 뜨는 화면이 놀랍기만 하다. 이들도 이제 최첨단 정보의 바다로 매일 밤 여행을 떠난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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